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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EV 정체 넘을 '15조 로봇 시장' 조준… LG엔솔·삼성SDI '피지컬 AI' 혈맹 가속

LG엔솔·삼성SDI, 글로벌 로봇 제조사와 차세대 고밀도 배터리 공급 및 공동 개발 본격화
전기차 대비 마진 3배 이상 높은 고부가 시장… 2040년 휴머노이드 5300만 대 시대 개막
'전고체·46시리즈' 등 차세대 기술이 성패 갈라… 2030년 이후 배터리 산업 핵심축 이동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로봇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며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로봇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며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 세계 전기차(EV) 수요가 주춤하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이 길어지면서, 실적 악화의 늪에 빠진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로봇’ 을 구원투수로 낙점하고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케이(Nikkei)가 지난 6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최근 분석을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로봇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며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로봇 시장은 현재 전기차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고성능·고단가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는 ‘블루오션’ 으로 떠오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로봇의 심장' 잡기 위한 기술 규격 경쟁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원통형 배터리 역량을 집약한 '46시리즈(지름 46㎜ 차세대 배터리)' 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기업은 현재 글로벌 주요 로봇 기업 6곳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며, 특히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차기 모델에 고에너지 밀도 제품을 탑재하는 방안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

로봇은 좁은 공간에서 높은 출력을 내야 하므로, 부피당 에너지가 큰 4680 규격 등이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을 잡고 '전고체 배터리' 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SDI는 지난해 현대차그룹과 로봇 최적화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에 탑재될 고성능 배터리 공급사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화재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극대화된 전고체 배터리는 격렬한 움직임이 필요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안전성과 성능을 동시에 만족 킬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휴머노이드 로봇, 전기차 배터리보다 3배 비싼 ‘귀한 몸’


로봇, 특히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모델은 인간의 움직임을 구현하고 온보드 AI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일반 배터리보다 훨씬 높은 전력 밀도를 필요로 한다.

노무라 증권의 신디 박(Cindy Park)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용 배터리는 고도의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이 필요해 평균 판매 단가(ASP)가 전기차용보다 훨씬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2030년 로봇용 배터리 가격이 1kWh(킬로와트시)당 200~35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가격(80~120달러)의 최대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비록 전체 공급 물량은 전기차에 미치지 못하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셈이다.

2040년 15조 원 시장 열린다… K-배터리 '미래 성장 엔진’


SNE리서치가 지난 4일(현지시각) 발표한 '휴머노이드 및 로봇용 배터리 시장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 대수는 2025년 2만3000대에서 2040년 5330만 대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로봇용 배터리 시장 규모 역시 2040년 105억 달러(약 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2030년 이후부터는 전고체 배터리가 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며 배터리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달리 로봇 산업이 단기간에 전체 실적을 반등시키기는 어렵겠지만,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의 핵심이 될 것" 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겪고 있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영업 손실 압박 속에서, 로봇 배터리는 단순한 보조 수단을 넘어 K-배터리가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제2의 성장 엔진 ' 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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