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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글로벌 통화로 가는 길 넘어야 할 산은 무엇?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4-06-26 15:30

한 여성이 중국 위안 지폐를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 여성이 중국 위안 지폐를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는 달러 패권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며 위안화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위안화가 진정한 글로벌 통화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경제방송 CNBC는 25일(현지시각) "글로벌 통화로서 위안화의 위상이 확고해질 수도 있지만 최고경영자(CEO)들은 해결해야 할 장애물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주식·채권 등 활용 확대 필요


홍콩거래소 청산 유한회사(HKEX)의 보니 찬 CEO는 이날 다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더 많이 사용되려면 주식, 채권 등 다양한 금융 상품에 대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찬 CEO는 "사람들은 위안화를 단순히 은행 계좌에 보관하는 것 이상으로 채권이나 주식 등 다양한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기를 원한다"며 "HKEX는 위안화 표시 증권 상품을 더 많이 개발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HKEX는 지난해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홍콩달러 또는 위안화로 거래할 수 있는 '이중 카운터'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았다.

국제 결제 비중은 여전히 미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5월 기준 위안화는 전 세계 결제 통화 중 4위를 차지했지만, 점유율은 4.5%에 불과하다. 1위인 미국 달러(48%)와는 큰 격차를 보인다.

무역 금융 부문에서도 위안화는 5.1%로 3위에 그쳤다. 유로화(5.6%)와 비슷한 수준이며, 미국 달러(85%)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프리마베라 캐피탈의 프레드 후 회장은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국제화는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은 세계 최대 무역 국가이자 대규모 금융 센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에 비해 시장 규모와 깊이가 부족하고 자본 계정도 완전 개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 성숙도와 IPO 활성화 필요


위안화 표시 투자 상품 개발을 위해서는 중국 금융 시장의 성숙도를 높여야 한다. 특히 장기 투자를 장려하고 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투시그마 아시아퍼시픽의 케니 램 CEO는 "중국 정부는 정책의 안정성과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시장 변동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의 IPO 활성화도 중요한 과제다. 최근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이 급감하면서 홍콩 증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크레인셰어즈의 조나단 크레인 CEO는 "IPO는 투자자들을 시장에 다시 끌어들이는 데 필수적"이라며 "중국은 혁신적인 기업들이 많지만, 이러한 기업들의 성장 스토리는 IPO를 통해 전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중국 당국은 홍콩 증시에서의 IPO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HKEX의 찬 CEO는 "올해 현재까지 홍콩 증시에 73건의 신규 상장 신청이 접수됐으며, 이는 작년 하반기보다 50% 증가한 수치"라며 "IPO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금융 시장 개방, 자본 계정 자유화, 투자 상품 다양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위안화가 진정한 글로벌 통화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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