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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휴머노이드 기술 넘어 '로봇 스포츠' 주도권 노린다

베이징서 4일 간 '로봇 게임즈' 개최
육상·체조·축구 등 26개 종목 경기 열려
"그리스처럼 로봇 올림픽 발상지 될 것"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월드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즈(世界人形机器人运动会)' 현장의 모습. 사진=AP통신·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월드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즈(世界人形机器人运动会)' 현장의 모습. 사진=AP통신·뉴시스

중국에서 세계 각국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들이 참여한 '월드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즈'를 개최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기술 시연을 넘어 '로봇 스포츠' 자체를 콘텐츠화해 기술력, 엔터테인먼트 양면에서 주도권을 노리는 모양이다.

월드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즈는 베이징 국립 스피스 스케이팅 경기장, 이른바 '아이스 리본'에선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열렸다.

본 경기 중 스포츠 종목은 육상 종목과 자유형 체조, 축구 경기 3종(2대 2, 3대 3, 5대 5)을 포함 총 11종으로 구성됐다. '병원 약품 분류', '호텔 객실 청소' 등 시나리오형 도전과제 수행 능력 평가, 전시 퍼포먼스 등 기술 시연 분야 종목으로도 8개 경기가 펼쳐졌다. 메달이 따로 걸리지 않은 일종의 '시범 종목'으로 진행된 농구, 탁구, 배드민턴 등의 경기를 포함하면 총 26개 종목 경기가 치뤄졌다.

베이징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중국 현지 업체들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유니트리가 육상 4개 종목 금메달을 포함 총 11개 메달을 획득하며 1위를 기록했다. 또 다른 중국 기업 X휴머노이드가 금메달 2종을 포함 10개 메달을 거머쥐었다.

중국 외에도 미국의 테슬라를 비롯해 독일, 일본, 브라질 등 16개 국가에서 기업과 대학, 연구 기관을 포함 약 280개 팀이 출전했다. 경기에 참여한 로봇의 수는 5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즈 중 '로봇 축구' 종목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AP통신·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월드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즈 중 '로봇 축구' 종목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AP통신·뉴시스

휴머노이드 로봇은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집중 투자하고 있는 미래 산업이다. 지난 4월에는 베이징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 5월에는 항저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복싱 대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은 올 상반기에만 총 108건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조달한 자금의 총액은 153억 위안(약 3조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세운 투자 계획의 규모는 공산당과 지방 정부를 포함하면 700억 위안(약 13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제적인 로봇 스포츠 대회를 강화하는 이유로 기술력 시연 외에도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강화'를 들 수 있다. 첨단 기술과 스포츠가 융합된 분야 중 프로 게임 대회, 즉 'e스포츠'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0년도 이전까지만 해도 e스포츠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나라 중 하나로 손꼽혔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강도 게임 규제로 선수층 등 기반이 약화된 가운데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가 'e스포츠 올림픽' 개최권을 얻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종주국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월드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즈 운영진은 내년 8월에도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해외 로봇 제조사, 연구기관들의 더욱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월드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 연맹'을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 공동 주최자로 참여한 저우창지우 로보컵 APAC(아시아·태평양) 연맹 회장은 이번 대회가 '로봇 스포츠 대회의 횟불을 이어받은 상징적 대회'였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고대 그리스에서 올림픽이 시작됐듯 중국 베이징이 휴머노이드 로봇 올림픽의 발상지가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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