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면서 7월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질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통계청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가 설문 조사한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2.6%와 4월의 2.7%보다 높은 수치다.
5월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도 0.6%로 역시 시장 전망치인 0.3%를 웃돌았다. 중앙은행이 면밀히 주시하는 근원 CPI 중간값도 4월에 전년 동기 대비 2.6%에서 5월에 2.8%로 상승했다.
캐나다 통계청은 서비스 물가가 4월에 4.2% 상승한 이후 5월에 4.6%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물가 상승은 이동통신 서비스, 여행, 임대료 및 항공 운송 부문이 주도했다.
헤드라인과 근원 물가가 모두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다음 달 중앙은행의 2회 연속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시장 분위기도 꺾였다.
CIBC의 캐서린 저지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노트에 "인플레이션이 5월에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였다"면서 "전반적으로 데이터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물가 상승 압력을 보여주면서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많은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7월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약 54%로 낮췄다. 5월 CPI 지표 발표 이전에는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이 65% 수준이었다.
코페이의 칼 샤모트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 노트에서 "7월 정책회의 전에 또 한 차례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오겠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첫 번째 금리 인하 시기와 일치하는 9월에 다음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몬트리올 은행의 금리 및 거시 전략가인 벤자민 라이츠는 “인플레이션 경로가 여전히 고르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하 경로도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며 “7월 금리 인하를 배제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CPI 상승률이 예상외로 높게 나온 뒤 캐나다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약 9bp 급등하며 4%로 뛰어 올랐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4.75%로 25bp 인하하며 G7(주요 7개국) 중앙은행 중에 처음으로 정책 완화의 물꼬를 튼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