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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 딜레마에 빠져

전기차 전환 서두르면 자동차 산업 관련 일자리 감소 가능성 우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기사입력 : 2024-06-03 10:4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2년 9월 14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시에서 열린 오토쇼에서 전기차 캐딜락 리릭에 시승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2년 9월 14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시에서 열린 오토쇼에서 전기차 캐딜락 리릭에 시승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5일 실시되는 대통령과 상·하원 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할지, 아니면 친환경 정책을 고수할지 딜레마에 빠졌다.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면 일자리 감소로 노동자들이 반발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진보 진영과 환경단체 등은 기후변화 위기 등을 이유로 전기차 지원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11월 선거를 겨냥해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지원 정책을 핵심 선거 쟁점으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의 정책이 시행되면 미시간주를 비롯해 자동차 제조업체와 관련 기업들이 있는 주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공화당 측이 대대적인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여기에 석유회사 등이 가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주고 있어 미국인들은 선택권을 박탈당했다는 내용의 정치 광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석유업계는 현재까지 바이든 정책을 비난하는 텔레비전 광고 등에 1600만 달러를 투입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이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옹호하는 데 쓴 광고비는 77만200달러에 그쳤다고 AP가 지적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IRA를 통해 미국 세금으로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회사에 보조금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중단시킬 것"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전기차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는 또 풍력 발전과 전기차 생산을 지원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미친 짓’이고, ‘새로운 그린 사기(green new scam)’라고 비난했다.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은 하원에서 지금까지 최소한 31번에 걸쳐 IRA 폐기 관련 안건을 통과시켰다.

올해 11월 상·하원 의원 선거에 나서는 민주당 후보들은 IRA와 전기차 지원 문제에 대해 미묘한 태도를 보인다고 AP가 전했다. 바이든 정부의 정책 기조는 맞지만, 일부 유권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AP는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탈환을 위해 오하이오주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 셔로드 브라운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에 보수 유권자 중에서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61%에 이른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WSJ가 최근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에 의뢰해 약 22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량이 전기차에 대해 부정적이라 답했고, 부정적 응답자의 38%는 정치적 요인이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전기차에 대한 견해는 정치 성향에 따라 달랐다. 진보 성향의 유권자(66%)가 보수(31%)보다 전기차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보수 유권자들은 전기차에 대해 매우 부정적(41%)이거나 다소 부정적(20%)인 견해가 다수였다.
바이든 정부는 IRA에 따라 조건을 충족하는 전기차를 구매하면 7500달러(약 1025만원)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최근에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100%로 연내 인상하기로 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값싼 전기차를 만들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려 한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분석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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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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