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 구 아프리카TV)이 프로레슬링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 등 마이너 콘텐츠들을 위한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충성도 높은 시청자층 확보에 더해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콘텐츠로 활용해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SOOP 측은 IB 스포츠와의 제휴를 통해 2022년부터 WWE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매주 1회 진행되는 스맥다운과 로(RAW), 특별 행사 PLE(프리미엄 라이브 이벤트), 이른바 '페이퍼뷰'를 한국어 중계와 함께 무료로 시청 가능하다.
WWE는 1953년 설립된 이래 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최대 프로레슬링 쇼다. 미국에서만 연간 1750만명의 시청자들이 TV로 이를 시청할 정도다. 이에 넷플릭스는 올 1월, WWE 지주사 TKO 그룹과 WWE RAW 방송을 10년간 독점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넷플릭스는 이 계약에 50억달러(약 6조9000억원)의 거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WWE는 70대에 이른 빈스 맥마흔 전 회장이 물러나고 현역 시절 '트리플H'란 이름으로 활동했던 폴 르벡 이사가 운영을 전담하게 된 후 '전성기'를 되찾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2014년 '리얼리티 에라'와 함께 닥친 암흑기가 10년 만에 막을 내렸다"는 평까지 나온다.
SOOP 측이 30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약 4개월 동안 WWE 쇼의 누적 시청자 수는 약 194만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방송 송출을 개시한 이래 최다 기록이다. 특히 4월 7일과 8일 진행된 WWE 최고의 PLE '레슬매니아'에는 최대 1만2050명의 동시 시청자가 몰렸다.
WWE를 전문적으로 시청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존재 또한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레슬링을 중계하는 버튜버(버추얼 스트리머버) '클로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외에도 버튜버 '누눙지'나 일반 방송인 '맨만기' 등도 적지 않은 시청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SOOP은 이와 같이 충성 팬층이 존재하는 마이너 문화들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스포츠 분야에선 WWE 외에도 지난해 4월 당구 전문 기업 '파이브앤식스(Five&Six)'를 인수, 세계캐롬연맹(UMB) 방송들을 송출하고 있다.
고전 애니메이션 '학교괴담', '이니셜D', '소년탐정 김전일', '원피스', '블리치' 등의 판권도 확보했다. 이들을 함께 시청하는 방송은 물론, 이니셜D 속 지도들을 자동차 시뮬레이션 게임 '아세토 코르사'를 통해 재현하고 레이싱 대회를 벌이는 '고갯길 배틀' 등 2차 창작 콘텐츠도 활발히 생성되고 있다.
SOOP 측은 "스포츠, 예능,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의 중계권과 판권을 확보해 독자적인 콘텐츠 파워를 강화하려 한다"며 "시청자, 크리에이터에게 콘텐츠를 무료 제공해 보는 것을 넘어 새로운 콘텐츠로 파생되는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