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가 오는 11월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꺾고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으로 신자유주의에 비판적인 대표적인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이같이 밝혔다.
‘자유로 가는 길(The Road to Freedom)’이란 제목의 신간을 지난달 펴낸 그가 26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과 인터뷰를 하고 다가오는 미국 차기 대선을 비롯해 Z세대 문제, 아메리칸 드림의 퇴보 등 주요한 현안과 논란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트럼프 재선되면 글로벌 경제 위기”
스티글리츠 교수는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과 관련해 전 세계 경제계의 목소리를 빌려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신자유주의가 부활하면서 포퓰리즘과 전체주의가 판을 치고 있으나 이에 제대로 대처하는 나라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면서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또 미국 대통령으로 뽑힌다면 경제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는 “경제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누려온 기본적인 권리마저 퇴보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 사회가 국제 사회에서 터져나오는 우려를 간과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기업인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들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메리칸 드림, 현실 아닌 근거 없는 신화로 전락”
스티글리츠는 트럼프가 다시 권좌에 앉는 것은 도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설파하기 시작한 미국 사회의 신자유주의를 더욱 중심 무대로 끌어오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그 결과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아메리칸 드림은 더욱 현실에서 멀어져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은 누구나 근면 성실하게 일하면 경제적인 지위의 상승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사회과학도 입장에서 보자면 신자유주의가 다시 발호하는 상황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티글리츠는 “근년에 나온 미국 경제와 관련한 지표들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여러 선진 경제국가 가운데 가장 뒤처지고 있다”면서 “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현실이 아닌 근거 없는 믿음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Z세대, 내집 마련은커녕 학자금 대출 늪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
그는 이처럼 급속히 퇴보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미래의 꿈나무인 Z세대가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고사하고 학자금 대출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인생을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스티글리츠는 “자라면서 들었던 아메리칸 드림과 직접 겪고 있는 아메리칸 드림의 현실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Z세대의 주장에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시장에 진입해 사회생활을 하면서 집 하나 장만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학 졸업 후 남는 1인당 보통 3만~4만 달러(약 4000만~5500만원) 수준의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평생 허덕일 것이라는 사실을 금세 깨닫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