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현재의 경제 위기는 시장이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가 미국 주류 경제학의 토대로 간주돼왔던 자유시장 원리의 무능함을 질타하고 나섰다.
22일(이하 현지시간)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스티글리츠 교수는 정치 경제분야 석학들이 토론을 벌이는 팟캐스트 피치포크 이코노믹스(Pitchfork Economics)의 최근 편에 출연한 자리에서 "시장이 노정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외부효과(externalities)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자유시장 원리가 공중보건과 경제회복 등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발생한 중차대한 문제에 대응하는데 한계를 드러냈다며 이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스티글리츠 교수에 따르면 외부효과란 "누군가의 행동이 다른 이들이 누리거나 받는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 말하는 외부효과는 어떤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의도하지 않은 비용이나 편익을 뜻한다.
기후변화도 외교효과의 사례로 꼽혔다. 그는 "내가 공해를 일으키는 사람 중 하나라면 (의도와 상관없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이산화탄소량의 증가로 인해 공기가 나빠지거나 해수면이 높아지거나 이상 기후현상이 나타나는 결과에 대해 내가 경제적으로 책임을 질 일은 없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상 기후현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그 피해를 입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외부효과에 속하고 그런 점에 볼 때 코로나19 사태라는 전 세계적인 보건 현안 역시 외부효과에 속하지만 개인들이 정부 지침에 따르지 않는다고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미국이 그런 것처럼 기업들이 근로자들의 유급 병가를 허용하지 않으면 아파도 출근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개인의 병으로 그치지 않고 다른 직원이나 손님 등에게 퍼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와 마찬가지로 봉쇄령을 해제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려면 그에 앞서 코로나 진단이 충분히 실시돼야 하지만 미국 기업들은 그러나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즈벨트연구소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활동 중이기도 한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 사회에서는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시민들이 존재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근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