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납품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최신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이 아직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열과 전력 소비 문제로 인해 삼성전자의 HBM 칩이 엔비디아의 AI(인공지능) 프로세서에 사용하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HBM은 "고객의 요구에 따른 최적화 프로세스가 필요한 맞춤형 메모리 제품“이라며 ”고객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제품을 최적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렇지만 특정 고객에 대한 언급은 거부했다.
엔비디아는 사안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HBM은 2013년에 처음 생산된 동적 랜덤 액세스 메모리(DRAM) 표준의 일종이다. HBM은 공간을 절약하고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칩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방식으로, 복잡한 AI 애플리케이션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성형 AI 붐 속에서 정교한 GPU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HBM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현재 전 세계 AI 애플리케이션 GPU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납품은 삼성의 명성과 수익 모멘텀 측면에서 미래 성장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소식통들은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HBM3와 HBM3E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8단 및 12단 HBM3E 칩에 대한 테스트 실패 결과가 4월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을지는 당장 명확하지 않다. 통신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쟁사인 SK 하이닉스에 더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달리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 칩을 공급하는 주요 공급업체로 선정돼 2022년 6월부터 HBM3를 공급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