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워런 버핏은 3월 말 현재 역대 최고인 1890억 달러(약 256조8500억 원)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핏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위험으로 2분기 말에는 현금이 2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크셔는 아직 넘쳐나는 자금을 쏟아 부을 마땅한 투자처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을 현재의 주식 시장을 바라보는 버핏의 견해라고 해석하고 있다. 스니드 캐피탈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빌 스미드는 "투자의 귀재 버핏이 현금을 쌓아두었다는 것은 곧 비관적인 주식 시장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버크셔는 1분기 말 1354억 달러(약 184조 원)의 애플 지분을 신고했다. 이는 지난해 말 1743억 달러에서 389억 달러나 줄어든 금액이다. 버크셔의 애플 주식 비중 줄이기는 지난 분기 주식 시장의 가장 큰 화제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버핏은 주총에서 애플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버핏은 오마하에 모인 수천 명에 이르는 주주들에게 “애플은 버크셔가 소유한 멋진 기업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나 코카콜라보다 더 좋다”고 말했다. 애플의 주가는 20억 달러의 반독점 과태료, 중국에서의 매출 하락 및 10년 간의 자동차 프로젝트 중단 등을 이유로 올해 들어 약 5% 하락했다.
올해 94세를 맞은 데다 절친한 벗 찰리 멍거를 떠나보낸 버핏은 자신의 죽음에 대한 언급을 계속 반복하며 승계 문제를 거론했다. 버핏은 자신의 후계자로 그렉 아벨 비보험부문 부회장을 지목했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는 너무 커져서 예전 자신과 멍거 두 사람이 나눠서 관리할 때와는 달라졌다"고 말했다.
주총장에는 지난해 11월 타계한 찰리 멍거와 워런 버핏이 등장하는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주주들은 영상이 끝난 후 기립 박수로 찰리 멍거를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