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환 당국이 엔화 가치의 자유 낙하를 촉발할 위험이 제거될 때까지 지속적인 엔화 매수(달러 매도)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직 일본은행(BOJ) 관리가 진단했다.
2010~2012년 사이 일본은행의 개입이 활발했던 당시 일본은행의 외환 부문을 이끌었던 다케우치 아쓰시는 2일(현지시각)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엔화는 일본 외환 당국이 지난 29일에 이어 2차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면서 달러 대비 157엔대에서 한때 153엔 근방까지 급등했다.
일본 재무성은 개입 여부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지만, 시장은 후속 개입 가능성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
다케우치는 지난 29일 일본 당국이 시장에 개입한 것은 짧은 시간 동안 엔화가 급작스럽게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케우치는 "하루 만에 2∼3엔의 급격한 변동을 방치하면 엔화의 자유 낙하를 촉발해 엔화와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의 하락세가 단기간에 가속화할 때 당국이 개입함으로써 트레이더들이 추가 조치의 가능성을 경계하도록 해 심리적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당국이 투기 거래가 엔화의 자유 낙하를 초래하는 것을 막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계속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케우치는 일본이 계속 개입하더라도 급격한 엔화의 투기적 움직임에 대처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한 미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 회원국들이 불만을 제기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케우치는 일본이 미국 국채 중 일부를 매각하기 어려워 개입에 사용할 수 있는 ‘실탄’에 한계가 있다는 시장 일각의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일본이 이렇게 막대한 외환 보유액을 갖고 있는 것은 지금처럼 개입이 필요할 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는 유동성 부족으로 매각이 어려울 만한 자산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국이 개입을 위해 자산을 매각할 때 시장에 미칠 영향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미국 국채 시장은 거대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에 타격을 주는 급격한 엔화 가치의 상승을 막는 데 주로 집중해 왔다. 현재 리코 지속가능경영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다케우치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여러 차례 엔화 매도 개입을 주도한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