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일 뉴욕 시장 막판 엔화가 급작스러운 랠리를 펼친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29일에 이어 일본 당국의 2차 개입이 단행된 것으로 추정했다.
뉴욕 소재 제프리스의 외환 글로벌 책임자인 브래드 벡텔은 "(장 마감 무렵이라) 거래량이 적고, 유동성이 얇았으며, 그 당시에는 영향을 미치기가 더 쉬웠다"면서 개입 시기는 "실용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본 당국은 지난 29일 엔화 환율이 달러 대비 160엔대로 추락하자 대규모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며 한때 154엔대로의 엔화 반등을 끌어낸 바 있다.
이어진 1일 거래에서는 157.50엔대에서 거래되던 엔화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장 막판 급작스럽게 3% 급등하며 153엔까지 반등해 개입 추측을 낳았다.
엔화는 2일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 대비 156엔 근방으로 다시 되밀렸으나 점진적으로 반등하며 뉴욕 시장 후반에는 전일 대비 0.9% 정도 상승한 153.09엔에 거래됐다.
일본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재무성의 간다 마사토 재무관은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미즈호 증권의 수석 데스크 전략가인 쇼키 오모리는 “일본 재무성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투자자들이 조심스러워했던 152엔을 깰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벡텔은 "분명히 일본 당국은 가능한 한 많은 영향을 미치고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수행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힘겨운 싸움...미국 고용 지표에 촉각
로이터는 일본은행의 공식 데이터를 인용해 일본이 1일 3조6600억 엔(약 235억9000만 달러·약 32조2400억 원), 지난 29일에 5조 5000억 엔(350억6000만 달러·약 48조 원)을 개입에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일본이 개입으로 시간을 벌 수 있겠지만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엔화의 부진한 흐름이 쉽게 반전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화는 올해 들어 엔화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일본은행(BOJ)이 3월에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추가 긴축 시기는 늦출 것임을 시사하자 달러는 최근 랠리를 펼쳤다.
시장은 3일 발표될 미국의 4월 고용보고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로이터는 한 달 동안 비농업 부문의 신규 일자리 수가 24만3000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소재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글로벌 외환 수석 전략가는 "많은 것이 내일 발표될 고용 보고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챈들러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5%대에 근접할 경우 "엔화가 더 큰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미국 금리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표가 약세를 보이면 일본 당국은 안도감을 느낄 수 있고, 국채 수익률과 달러가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