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00만 도시국가, 2026년 F-35B 4대 첫 인도…미국 제외한 세계 최초 '육상 운용' 수직이착륙기 도입국
활주로 파괴돼도 고속도로·공터서 출격…영토 좁은 싱가포르의 '생존형' 공군 전략
F-15SG 40대·F-16 60대 등 이미 동남아 최강…경제력 바탕으로 한 '독침 전략' 완성
활주로 파괴돼도 고속도로·공터서 출격…영토 좁은 싱가포르의 '생존형' 공군 전략
F-15SG 40대·F-16 60대 등 이미 동남아 최강…경제력 바탕으로 한 '독침 전략' 완성
이미지 확대보기서울보다 조금 더 큰 면적(약 728㎢)에 인구 600만이 사는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전 세계 공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쓴다. 오는 2026년 말까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B 4대를 인도받게 되면서, 미국을 제외하고 항공모함이 아닌 '육상 기지'에서 F-35B를 운용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맞서, 활주로가 파괴되는 극한 상황에서도 제공권을 잃지 않겠다는 강소국(强小國)의 치밀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현지 시각) 유라시안 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공군(RSAF)은 2026년 F-35B 초도 물량 인도를 시작으로, 기존 노후화된 F-16 전투기를 대체하며 공군력을 비약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활주로 없어도 뜬다…좁은 영토의 한계, 기술로 극복
싱가포르가 선택한 F-35B는 단거리 이륙 및 수직 착륙(STOVL)이 가능한 기종이다. 통상적으로 경항공모함에서 운용하기 위해 도입하는 이 기종을 싱가포르가 선택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너무 좁은 영토'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국토 면적은 약 280제곱마일(728㎢)에 불과하다. 개전 초기 적의 미사일 공격으로 공군 기지의 활주로가 파괴될 경우, 공군력 전체가 마비될 위험이 크다. 이에 싱가포르 국방부는 활주로가 아닌 고속도로나 좁은 콘크리트 패드, 간이 비행장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한 F-35B를 도입해 생존성을 극대화하기로 결정했다.
응 엥 헨(Ng Eng Hen)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취약한 공군 기지 인프라를 벗어나 작전할 수 있는 능력은 토지가 부족한 싱가포르에 매우 중요한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2019년 F-35B 4대 도입 계약(8대 옵션)을 체결했고, 2023년 옵션을 행사해 총 12대의 F-35B를 확보했다. 여기에 2024년 2월, 통상 이착륙 버전인 F-35A 8대를 추가 주문하며 총 20대의 스텔스 전투기 부대를 구축하게 됐다.
F-15SG·F-16 등 이미 동남아 제공권 장악…'하늘의 요새'
F-35 도입 전에도 싱가포르 공군은 이미 동남아시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해왔다. 1971년 영국군 철수 이후 독자적인 방공망 구축에 사활을 걸어온 결과다.
현재 싱가포르 영공 방어의 주축은 60여 대의 F-16C/D 블록 52와 40대의 F-15SG가 담당하고 있다. 특히 F-16C/D 전력은 최신형 AESA(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 레이더와 링크-16 데이터 링크를 탑재해 4.5세대 '바이퍼(Viper)'급으로 환골탈태했다. 여기에 더해 40대를 보유한 F-15SG는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을 기반으로 한 싱가포르 맞춤형 모델로, 도입 당시 유럽의 유로파이터 타이푼과 라팔을 제치고 선정되었을 만큼 압도적인 고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G550 조기경보통제기(CAEW), 아파치 공격헬기(AH-64D), 치누크 수송기(CH-47) 등 지원 전력도 탄탄하다. 최근에는 23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도입까지 승인받으며 해상 감시 능력까지 대폭 강화했다.
경제력이 곧 국방력…'여권 파워' 세계 1위의 자신감
싱가포르의 막강한 군사력은 탄탄한 경제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천연자원 하나 없는 도시국가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1인당 GDP와 비즈니스 친화적인 환경을 바탕으로 국방 예산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은 2025년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선정됐으며, 헨리 여권 지수(Henley Passport Index) 기준 192개국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외신은 "싱가포르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직접 당사국은 아니지만, 해상 무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항행의 자유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예의주시하며 잠재적 위협에 대비해 군사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지만 매운 고추, 싱가포르의 '고슴도치 전략'은 주변 강대국들에게 확실한 억지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