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화웨이와 ZTE 등 중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이 미국 내 무선장비 인증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FCC는 이달 중 미 의회의 요청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무선장비 인증 절차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미 의회는 통신 인증 기관과 인증에 필요한 실험실이 국가 안보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외국 기업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의회는 특히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해서는 영구적으로 장비 승인을 하지 말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FCC는 지난주 화웨이의 실험실이 장비 인증 절차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고, 지난달 말 종료된 실험실의 인증 연장 요청을 거부했다. FCC는 지난달 25일에는 중국 통신사의 미국 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금지했다.
미국 정부는 2022년 11월에는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된 화웨이와 ZTE 제품의 미국 내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중국 화웨이의 1분기 수익이 전년 동기보다 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 속에서 화웨이가 경쟁사 애플의 중국 매출을 잠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웨이는 미국이 제재를 시작하자 5G, 인공지능(AI), 스마트 운전 기술 등 다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화웨이의 지난 1분기(1~3월) 순이익은 27억 달러(약 3조7395억원)로 지난해 1분기보다 564% 증가했다. 또 이 기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한 247억 달러(약 34조2095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중국 본토와 홍콩에 있는 기업들을 제재했다. 미 정부는 러시아의 방위산업 물자 획득을 지원한 중국을 비롯한 제3국 기업과 개인, 러시아 군수산업과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에 관련된 개인과 기관 등 총 300개 이상을 신규 제재 대상 명단에 올렸다. 여기에는 중국 본토와 홍콩 기업 10여 곳이 포함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