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인 루피아화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고치로 ‘깜짝’ 인상했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인 인도네시아 은행(BI)은 이날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 금리로 활용되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reverse repurchase rate) 금리를 6.0%에서 6.25%로 25bp 인상했다.
BI의 이번 조치는 위험회피 심리 증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으로 루피아화가 4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한 데 따른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한 행보다.
로이터가 통화정책 회의에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한 이코노미스트 35명 중 6명만이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 응답자들은 동결을 전망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기준 금리가 6.25%까지 상승한 것은 기준 금리 제도를 도입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페리 와르지요 중앙은행 총재는 브리핑에서 "이번 금리 인상은 글로벌 위험 악화에 맞서 루피아 환율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중앙은행의 발표 후 0.4% 상승하며 달러당 1만6150루피아를 기록했다. 루피아화는 올해 들어 달러화 대비 약 4% 하락했다.
중앙은행은 또한 외환 시장 개입을 강화하고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유인하기 위해 단기 금융 시장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와르지요 총재는 이어 이례적으로 루피아화 환율 움직임에 대해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루피아가 이번 분기에 미국 달러당 약 1만6200선에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루피아가 다음 분기에는 달러당 1만6000, 올해 4분기에는 1만5800루피아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와르지요 총재는 미국 연준이 12월 25bp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할 것이라는 것이 BI의 기본 예측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연준의 정책 완화가 2025년으로 더 늦어질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