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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FA-50GF 개량 포기 선언…"돈 때문이라더니, 진짜 이유는 美 미사일 통제"

기존 'GF 버전', 블록-20 사양 개량 없이 훈련·보조 임무 유지…유럽산 무장 통합 선회
美, 암람(AIM-120) 통합 거부 및 AESA 레이더 지연 겹쳐…후속 'PL 버전' 도입도 불투명
폴란드 공군이 운용 중인 FA-50이 활주로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폴란드는 이 기체에 대한 미국산 암람 미사일 통합이 불발됨에 따라, 추가 개량 없이 훈련 및 보조 임무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진=폴란드 제23전술공군기지(23 BLT)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공군이 운용 중인 FA-50이 활주로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폴란드는 이 기체에 대한 미국산 암람 미사일 통합이 불발됨에 따라, 추가 개량 없이 훈련 및 보조 임무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진=폴란드 제23전술공군기지(23 BLT)

폴란드 공군이 도입한 한국산 경공격기 FA-50GF(Gap Filler)를 향후 전투기급 사양인 '블록 20(Block 20)'이나 'PL(Poland)' 버전으로 개량하려던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경제성 부족"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이 주력 공대공 미사일인 AIM-120 암람(AMRAAM)의 통합을 거부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고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Defense Express)가 28일(현지 시각) 지적했다.

美 미사일 거부·AESA 지연…'반쪽짜리' 개량 불가피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군 당국은 현재 운용 중인 FA-50GF를 본격적인 경전투기 성능을 갖춘 PL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다(economic unfeasibility)"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매체는 이것이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핵심 쟁점은 무장 통합이다. 미국 측이 FA-50 블록 20 플랫폼에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IM-120의 체계 통합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형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 개발 지연과 한국 측의 비용 상승 요인 및 사업 관리상의 복합적 문제가 겹치면서, 추가 비용 발생과 납기 지연 우려로 인해 개량 계획 자체가 좌초 위기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폴란드는 불확실한 미국산 무장 통합에 예산을 쏟아붓는 대신, 기존 기체를 유지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실리적 노선을 택했다.

'훈련기'의 변신…유럽산 미사일로 '드론 사냥' 나선다


폴란드 공군 이레네우스 노박(Ireneusz Nowak) 소장은 현지 매체 디펜스24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FA-50GF에 장착된 이스라엘 엘타사의 ELM-2032 레이더는 기존 폴란드 공군이 운용 중인 F-16C/D의 AN/APG-68 레이더보다 탐지 속도 등 성능 면에서 우수하다"며 현 전력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FA-50GF는 당초 계획대로 F-16과 F-35 조종사를 양성하는 고등훈련기 임무에 집중할 전망이다. 한국 조종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FA-50과 같은 '날아다니는 책상(Flying Desks, 훈련기)'에서 숙달된 조종사는 단 11시간의 전환 교육만으로도 상위 기종 탑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폴란드군은 이 기체를 단순 훈련용으로만 묶어두지 않을 방침이다. 미국산 무장의 대안으로 아스람(ASRAAM), 이리스-T(IRIS-T) 등 유럽산 공대공 미사일과 브림스톤(Brimstone) 공대지 미사일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드론 요격 등 보조적인 타격 임무(Strike roles)를 수행하는 전력으로 운용한다는 구상이다.

운용 이원화 우려…후속 'FA-50PL' 도입도 안갯속


이번 결정으로 폴란드 공군은 '개량되지 않은 GF 버전'과 향후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PL 버전'을 동시에 운용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에 놓이게 됐다. 당초 계획된 FA-50PL은 AIM-9 사이드와인더와 AIM-120, 신형 레이더를 갖춘 전투기 사양으로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GF 버전의 개량 포기로 기종 간 상호운용성(Standardization) 확보에 실패했다.

매체는 "미국산 미사일 통합 문제와 신규 기체 인도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폴란드는 불확실한 업그레이드에 베팅하기보다 검증된 시장의 대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AIM-120 통합 불발 사태가 향후 예정된 FA-50PL 36대의 인도 계획 자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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