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중국' 기조를 내세워온 애플이 2023년 기준 부품 제조 계약을 맺은 중국 협력사의 수가 2022년 대비 오히려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 현지 매체 남화조보(SCMP)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기준 총 157개의 중국 현지 소재 협력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았다. 2022년 151개 대비 6개가 증가했다.
새로 계약한 주요 업체로는 △보잉·에어버스 등에 납품하는 합금 제조사 '바오지 티타늄 인더스트리' △LED 생산 업체 '산안 옵토일렉트로닉스' △스마트 제조 솔루션사 '선전 BSC 테크놀로지' △반도체 소재 전문 기업 '저장 토니 일렉트로닉', '지우취안 철강' 등으로 알려졌다.
SCMP가 주장한 157개 협력사는 공급망 전문 분석 플랫폼 '서플라이 체인 디지털'의 보고서와도 교차 검증된다.
서플라이 체인 디지털 측은 올 1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은 세계적으로 약 300개 업체와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본토에 위치해 있다"며 "가장 큰 제조 시설은 중국 정저우 소재 폭스콘 공장으로, 현재 약 20만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애플은 그간 부품 생산 시설을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미·중 갈등이 반도체 규제 등 IT 분야로 번지면서 '차이나 리스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애플은 몇 해에 걸쳐 베트남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대안으로 두고 생산라인 이전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CMP에 따르면 이러한 노력은 2023년에는 결실을 크게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중국에서 여러 업체와 신규 계약을 맺는 동안 다른 국가에선 대만에서 2개 업체, 노르웨이와 일본, 인도에서 각각 1개 업체와 신규 계약한 데 그쳤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