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식료품 매장 등에 도입했던 무인 자동 결제 시스템인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을 폐기할 것이라고 3일(현지 시간) 밝혔다. 아마존은 기존 식료품점 '아마존 프레시(Fresh)'에서 무인 자동 결제 시스템을 더는 운영하지 않을 것이며 신규 매장에도 이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저스트 워크 아웃'은 카메라, 센서, 컴퓨터 비전, 딥러닝 등을 활용해 자동으로 결제할 수 있다. 소비자는 계산대에 줄을 설 필요 없이 물건을 들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이 아마존의 무인 결제 시스템에 불만을 표시해 왔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쇼핑객이 결제한 후 길게는 몇 시간 후에 모바일 방식으로 영수증이 도착하는 바람에 비실용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아마존은 소규모 식품 매장인 ‘아마존 고’와 영국에 있는 매장에서는 여전히 ‘저스트 워크 아웃’ 결제 수단을 쓰고, 이 시스템을 제3자에게 판매하는 사업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저스트 워크 아웃' 대신에 매장에 상품을 카트에 담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대시 카트(Dash Cart)' 도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각 인식 카메라와 무게 센서를 장착한 이 카트는 안에 담긴 상품 리스트와 가격을 자동으로 파악해 결제한다. 카트에 한 번 담았던 물건을 빼거나 추가하면 카트에 달린 디스플레이에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카트를 끌고 출구로 나가면 미리 지정한 고객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아마존은 또 손바닥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미국 전역의 홀푸드 매장으로 확대한다. 아마존은 지난해 7월 미국 전역의 홀푸드 매장에서 '손바닥 결제(pay-by-palm)' 기술인 '아마존 원(one)'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홀푸드는 아마존이 2017년 인수한 미국 최대 유기농 식료품 소매 체인이다.
‘아마존 원’은 이용자가 손바닥을 리더기 위에 올리면 결제된다. 이용자들은 미리 저장된 신용카드와 본인 손바닥 정보를 연동시켜야 한다. 온라인으로 등록하면 휴대폰이나 지갑을 꺼낼 필요가 없다. 아마존은 무인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고’에 이 시스템을 도입했고, 홀푸드 매장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주의 200개 이상 매장에서 아마존 원이 사용되고 있고, 이를 전 매장으로 확대한다.
미국의 인기 식료품 체인점 웨그먼스(Wegmans)가 야심 차게 도입했던 ‘셀프 체크아웃’ 시스템 가동을 2022년 9월에 중단했었다. 웨그먼스는 고객들이 스마트폰에 모바일 앱을 깔아 상품 진열대에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을 때마다 자동으로 결제가 되고, 계산대를 거치지 않은 채 매장을 나가는 시스템을 2019년에 도입했다. 그러나 이 자동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고객들이 상품을 훔쳐 가는 비율이 늘어나 무인 체크아웃을 중단하기로 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