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미사일로 폭격한 것은 선을 넘은 행위다.
재외공관 공격에 대해 국제사회가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이번 폭격으로 이란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가 사망했다.
이란은 즉각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스라엘은 공식 입장 발표를 미루고 있다. 미국 백악관도 공습 사실을 인지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상태다. 이란·이스라엘 간 적대 관계를 고려하면 확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를 위협으로 여기는 관계다. 직접 교전을 피하는 대신 사안별로 요인 암살이나 사이버 공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관행을 깨고 군사행동을 한 의미는 간단치 않다. 반년째 계속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읽히기 때문이다.
특히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정전 요구에도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사면초가의 상황을 위험한 도박으로 탈피하려는 모양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진원지인 가자지역에서 끝내는 게 맞다. 공식 통계를 보면 이미 가자 전투로 사망한 민간인만 3만2000명을 넘는다.
하마스 소탕 명분으로 삼은 가자지구 전쟁이 인종학살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중이다. 구호물자 반입을 막는 바람에 기아 등 인도적 위기도 심각하다. 유엔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국제법 위반이라는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이란은 경제 사정이 어렵다. 하마스의 뒷배를 봐주고 있지만 스스로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에는 본격적인 보복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은 당장 글로벌 에너지 공급과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줄 게 분명하다.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하는 예멘의 무장조직도 이란 편이다. 세계 경제에 줄 타격은 이스라엘-하마스 충돌과 비교할 바 아니다. 중동 위기의 확산 방지를 위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다.
김종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85kimj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