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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 전쟁에 亞 통화 강세 베팅 확산...대만 달러화·원화 매수세 강화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달러/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달러/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대부분의 아시아 통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10명의 외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특히 대만 달러화와 한국 원화에 대한 강세 베팅이 두드러졌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만 달러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2020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원화에 대한 강세 베팅도 약 2년 반 만에 가장 강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진전이 지연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달러화 약세에 대비해 아시아 통화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외환시장은 이번 주 내내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 집중했다. 양국 대표단은 협상 끝에 관세율 조정,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해제, 중국 유학생의 미국 대학 진학 보장 등을 포함한 합의에 도달했다.

로이터는 “이번 합의가 양국 간의 팽팽한 갈등 속에 가까스로 휴전을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도 “세부 이행 방안이 공개되지 않아 시장은 여전히 갈증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올해 들어 9% 넘게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달러 지수가 향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아시아 통화들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메이뱅크의 피오나 림 수석 외환전략가는 “미국의 경기 둔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 등 경기 순환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모두 달러 약세를 지속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달러화·원화, 두드러진 강세


달러 약세 요인이 여전히 우세하다는 평가 속에 아시아 통화, 특히 대만 달러화와 한국 원화의 최근 약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대만 달러화는 올해 들어 약 10% 상승한 가운데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6% 넘게 오르며 상승 탄력을 과시했다. 대만 당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 과정에서 대만 달러화의 절상을 용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통화 가치 강세를 촉발했다. 다만 대만 정부는 이러한 시장의 관측을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한국 원화도 이에 뒤질세라 이달 초 대선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등 올해 들어 달러 대비 8% 넘게 급등했다. 대만 달러의 강세 흐름에 더해 지난달 한국과 미국 실무진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환율 협의를 했다는 소식 등에 원화 매수 심리가 한층 강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싱가포르 달러와 필리핀 페소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다. 이들 통화에 대한 매수(롱) 포지션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강세 흐름을 보이던 아시아 통화 중에 인도 루피화는 예외적인 흐름을 보였다. 인도중앙은행(RBI)이 지난 6일 예상보다 큰 폭인 50bp(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자, 시장에서 인도 루피화에 대한 약세 베팅이 다시 등장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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