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사업을 포기한 애플이 요즘 한창 산업계를 달구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전력투구할 전망이다.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애플이 전기차 프로젝트 ‘타이탄’을 포기하면서 2000여 명에 달하는 관련 인력의 상당수를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 사업부로 전환 배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애플은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목표로 애플카를 개발해 왔다. 자율주행 기술 역시 AI에 기반을 둔 기술인 만큼 관련 인력을 재배치하는 것으로 애플의 AI 사업이 단번에 힘을 얻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출시한 아이폰 8시리즈와 이에 탑재된 ‘A11 바이오닉’ 칩부터 ‘뉴럴 엔진’이라는 이름으로 AI 가속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하는 등 삼성보다 먼저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한 바 있다.
그럼에도 최근 AI 업계에서 애플이 최신 트렌드에 뒤처졌다는 평을 듣는 이유는, AI 기술을 주로 사진 품질 개선, 안면인식 보안 기능인 ‘페이스 아이디’, 사용자 얼굴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하는 이모티콘 ‘애니모지’, 카메라에 찍힌 특정 사물이나 텍스트 등의 인식 등 주로 사용자경험(UX)을 지원하고 강화하는 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반복적이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을 AI에 맡겨 사용자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을 높이려는 최근 AI 기술 트렌드와는 다른 접근법이다.
다만, 최신 애플 제품에 이미 AI 칩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만큼, 애플은 생성형 AI 구동에 필수 요소인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만 준비하면 언제든지 자사 제품에서 생성형 AI 기능을 도입할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에 이미 생성형 AI 개발을 위해 연간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지난해 초부터 자체 대규모언어모델 ‘에이잭스(Ajax)’와 대화형 챗봇 ‘애플 GPT’(가칭)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자율주행차 기술에 투입했던 개발 인력을 AI 부문으로 재배치하면 애플 고유의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 더욱 속도가 붙는 것은 물론, 고도화를 통한 완성도 높이기가 가능한 여력까지 생기게 된다.
물론, 애플이 독자적인 생성형 AI 기술을 선보이는 것은 신제품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오는 9월 차세대 아이폰 16(가칭) 출시 때가 유력하다. 동시에, SW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자사 제품들에서도 생성형 AI 기능을 확대 적용할 전망이다. 특히 경쟁사들이 미리 예상치 못했던, 애플 특유의 ‘원 모어 싱’이 추가된 AI 기능을 선보일 가능성도 매우 높다.
삼성과 퀄컴 등 경쟁사들도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애플의 반격에 맞서 각자의 생성형 AI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시장 선점 및 차별화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올해 빅테크 기업들의 첨단 AI 기술 경쟁도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