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HMM 본사에 설치된 스크린에 회사 홍보영상이 나오고 있다. HMM 매각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항공화물사업 인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022511422704625a67d2c7d5a18221145140.jpg)
25일 재계에 따르면, HMM 재매각 추진에 앞서 HMM의 사업구조 고도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수직통합’하면 당장 해운과 항공 물류의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6조원이 넘는 높은 몸값(인수 가격)이 부담이었지만, 주요 그룹들이 인수전 참여를 주저한 더 큰 요인은 인수 후 해운산업에서 HMM이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 글로벌 해운사로서 생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채권단이 현재의 HMM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매각 가격만 낮추는 매각 방식을 고수한다면 다음에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면서 “HMM의 경쟁력을 키워준다면, 기존 물류업체는 물론 미래 신성장 사업을 물색 중인 기업들 다수가 기존 가격을 뛰어넘는 ‘베팅’을 할 명분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HMM이 기존의 강점에 세계 주요 해운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해운과 물류 양대 축으로의 ‘수직통합’을 이뤄냄으로써 경쟁력‧자생력을 키워낸다는 전제만 해결한다면 예상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가에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022512005303036a67d2c7d5a18221145140.jpg)
기업결합을 위해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HMM은 매력적인 파트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항공화물사업부문 매각 가격을 되도록 높게 받아야 하고, 아시아나항공은 떨어져 나가는 화물사업부문이 안정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새 주인의 재무 상태가 건전하길 원한다. 항공화물사업 인수 잠재 후보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은 항공화물사업 경험이 적거나 없고, 특히 부채를 포함해 1조6000억원 내외로 거론되는 인수자금 동원 및 향후 투자 여력이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분위기다.
반면, HMM은 현재 10조원가량의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는 물론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화물운송 사업에서 실력을 검증받았고, 화주들도 충분히 확보해둔 상태이므로 수직통합을 위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 운송에서 주요 경쟁자가 된 LCC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화물운송 영역까지 위협받기보다는 HMM이 들어와 LCC들의 약진을 막아주는 효과를 기대한다.
HMM의 위상을 키워낸다면 주인이 되겠다는 기업도 늘어날 것이다. 채권단이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으로 알려진 이들은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등 10대 그룹이다. 과거 삼성SDS를 통해 포스코와 손잡고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삼성도 포함할 수 있다. 여기에 CJ, LX, SM 등 물류사업 외형을 키우고 재계 순위도 끌어올리려고 하는 중견 그룹을 비롯해 1차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였다가 좌절한 하림과 동원 등 1차 인수전에 참여했던 기업들의 재참여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이나 HMM의 검토 내용은 아니고, 업계 차원에서 이렇게 되면 국내 산업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 차원에서 나오고 있는 소문”이라면서 “국내 유일의 국적 컨테이너 해운사인 HMM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