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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토와 “AI 반도체 장비, 한국서 만든다”…삼성·하이닉스 공급망에 변화 예고

충남 천안의 토와 2공장. 사진=토와한국주식회사이미지 확대보기
충남 천안의 토와 2공장. 사진=토와한국주식회사
일본의 반도체 후공정 장비업체 토와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 확산에 힘입어 한국 내 생산 거점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토와는 글로벌 몰딩 장비 시장의 60~70%를 차지하고 있어 이 같은 결정은 단순한 공장 신설을 넘어 한국 반도체 공급망의 구조적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닛케이아시아는 미우라 무네오 토와 사장이 “한국에 제3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1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토와는 지난달 30일 충남 천안에서 2공장 준공식을 열고 AI 패키징용 장비 양산에 본격 돌입했다. 이로 인해 한국 내 생산 능력은 기존의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토와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 판매하는 장비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출해 왔지만 최근에는 엔화 약세, 물류비 상승, 고객 맞춤 대응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현지 생산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미우라 사장은 “환율 변동과 같은 원가 상승 요인을 감안할 때 고객 가까이에서 생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AI 반도체만이 예외적으로 성장 중이며, 이 분야에 강점을 지닌 한국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토와는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칩렛(Chiplet) 등 고성능 AI 연산에 필수적인 패키징 기술에 필요한 장비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분야와 직접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토와의 생산기지 확대가 한국 반도체 대기업의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내재화 속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업 차원의 투자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전략적 재편을 상징한다고 닛케이아시아는 풀이했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중국 대신 생산·유통의 허브로 한국을 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토와는 지난 2월 “관세 충돌로 위축됐던 아시아 반도체 설비 투자가 오는 9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첨단 패키징 산업 육성 로드맵과도 맞물린다. 후공정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한국이 핵심 장비 기업의 현지 생산을 유도하며 후공정 기술 자립과 글로벌 분업 구조 내 위상 강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패키징 공정은 AI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HBM과 칩렛 생산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장비 국산화가 아닌 ‘장비 현지화’로 승부를 거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편 토와는 지난 2013년 한국에 진출해 2015년 1공장을 설립했으며 이번 제2공장 준공에 약 20억 엔(약 13억9000만 원)을 투자했다. 제3공장 건립 시기나 구체적인 부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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