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7월부터 평균 270달러 인상, 스바루·미쓰비시도 동참
현지 생산 확대로 장기 대응책 모색, 수출 단가 20% 하락 한계
현지 생산 확대로 장기 대응책 모색, 수출 단가 20% 하락 한계

토요타는 7월부터 미국 내 차량 판매가격을 평균 270달러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여러 경쟁업체의 가격 인상 발표와 시장 동향을 바탕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바루와 미쓰비시 자동차도 이미 가격을 인상했으며, 마쓰다 자동차는 인상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관세 부과 초기에는 가격을 유지하며 비용 증가를 자체 흡수해왔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5월 일본 자동차의 대미 수출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0% 하락했는데, 이는 업체들이 관세 비용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다.
물류업체 닛폰 익스프레스 홀딩스 미국 자회사의 이시나카 코헤이 운송·화물 부서 책임자는 "6월 중순 현재 일본에서 미국으로 가는 화물은 4월과 5월에 비해 감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많은 완성차와 부품이 일본에서만 생산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비용이 더 들더라도 지속적인 운송을 우선시했다.
가격 상승은 이미 공급망을 따라 전파되고 있다. DIC는 관세로 인해 중국 등에서 수입되는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자 고객 동의를 얻어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안료 가격을 6월 출하분부터 인상했다. 자동차 제조용 산업용 로봇을 만드는 야스카와 전기도 지난 4월부터 비슷한 조치를 시작했다.
관세 부과에 따른 구매 러시가 잦아들면서 미국 내 신차 판매도 모멘텀을 잃었다. 토요타 등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4곳이 1일 발표한 6월 수치에 따르면, 미국 내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해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일본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를 감수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전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에 자동차 관세를 면제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미국으로 생산 능력을 이전하는 방향으로 본격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스바루는 인디애나주에 있는 유일한 북미 조립공장에서 생산량을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판매량의 절반을 일본에서 수출하는 스바루는 향후 포레스터 SUV 일부를 미국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마쓰다도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설을 대용량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 이 회사는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캐나다로의 출하를 중단하고 생산량을 미국 시장으로 돌리기로 결정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세 지속으로 일본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