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제약사들이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있다. 선두 주자인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덕분에 지난해 매출이 크게 향상됐다.
12일 글로벌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제약사들이 앞다투어 개발하는 유망 파이프라인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은 비만 치료제다.
전세계 제약 시장에서 비만 치료제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확장성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혁신기업분석팀 이지현 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등장으로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을 넘어 전 세계에서 메가트렌드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은 역사상 가장 빠르게 1000억 달러(약 130조5000억원)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비만 치료제를 판매하는 기업들은 관련 제품들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 대표적으로 일라이 릴리는 GLP-1/GIP를 함께만든 티제파타이드 기반의 비만 치료제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했다.
일라이 릴리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이자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는 출시한 지 1년 만에 주요 품목 두번째 자리를 차지할 만큼 높은 매출로 51억 달러(약 6조7500억원)를 달성했다. 이는 2022년보다 약 10배이상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출시한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는 두 달 만에 1억7500만 달러(약 2316억원)를 기록했다. 그 결과 일라이 릴리의 지난해 매출은 2022년보다 20% 성장한 341억 달러(약 45조1400억원)이다.
다른 비만 치료제를 판매하는 기업으로는 노보 노디스크가 있다. 이 기업은 비만 치료제로 '삭센다'와 '위고비'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위고비 매출은 45억3800만 달러(약 6조506억원)로 1년 사이 매출이 407%나 상승했다. 이외에도 GLP-1 계열 제품들의 매출이 대부분 상승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30% 이상 상승했다. 또한 유럽에서 시가 총액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기업들이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해 인수합병과 자체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로슈는 27억 달러(약 3조5800억원)에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카롯 테라퓨틱스를 인수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에코진 비만약에 1억8500만 달러(약 2400억원)를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동아제약 등이 직접 개발하거나 개발을 예고했다.
기존 기업들은 공장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 공장을 인수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지주사 노보홀딩스는 위탁개발생산(CDMO)기업 카탈렌트를 인수하고 일라이 릴리는 독일에 부지를 확보하고 신규 공장 건설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