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요버스가 '원신'에 이어 '붕괴: 스타레일'까지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렸다. 중국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둔 '글로벌 게임사'를 넘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선도하는 '탑 티어(Top-tier) 게임사'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세계 양대 앱 마켓인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모두 올해 최고의 게임상을 '붕괴: 스타레일'에 시상했다. 구체적으로 구글 플레이 미국 지역 '2023년 최고의 게임(Best Game)', 애플 앱스토어에선 '올해의 아이폰 게임' 부문에 올랐다.
호요버스는 3년 전인 2020년에도 '원신'으로 양대 앱마켓 최고 상을 휩쓸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구글은 '포켓몬 유나이트', 애플은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를 지목했다.
지난해에는 일렉트로닉 아츠(EA)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이 양대 상을 모두 휩쓸었으나, 이 게임은 2019년 출시된 후 이미 세계적 히트를 거둔 '에이펙스 레전드'의 모바일 버전이다.
반면 원신은 따로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IP다. 붕괴: 스타레일은 2016년작 '붕괴 3rd'의 후속작이나 스토리 면에서 큰 차이점이 있고, 액션 게임에서 오픈월드 턴제 전투 게임으로 장르 변화를 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가 있는 성과다.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은 모두 애니메이션풍 미소년과 미소녀를 전면에 내세운 '서브컬처 게임'이란 공통점이 있다.
기존의 서브컬처 게임들은 일반적으론 게임성은 최소화하되 일러스트와 캐릭터 서사를 강조하고 확률형 아이템 기반 비즈니스 모델(BM), 이른바 '가챠'에 초점을 맞춘 '수집형 RPG' 장르가 주류를 이뤘다. 자연히 마니아층에게선 좋은 평을 받더라도 대중이나 기존 게임업계까지 두루 호평을 받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은 가챠라는 핵심 BM은 유지하되 고품질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바탕으로 한 오픈월드와 이에 맞춘 서사, 연출을 더했다. AAA급 콘솔 게임에 버금가는 게임성이 더해진만큼 대중성, 작품성 면에서도 고평가받고 있다.
게임의 퀄리티는 범세계적 매출 성과로도 이어졌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0년 9월 출시된 원신은 첫 1년동안 20억달러(약 2조 6500억원), 2021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 2주년에는 17억달러(약 2조2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년간의 누적 매출 중국 외 매출은 25억달러(약 3조3100억원), 전체의 67.5% 수준으로 중국을 넘어 세계적 히트작으로 자리잡았다. "역대 중국 게임 중 가장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 "'원신 라이크'라는 장르를 개척한 게임"이란 호평이 해외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분석 업체 스태티스타는 올해 원신이 1월부터 7월까지 5억6800만달러(약 7460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인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인기 캐릭터 '푸리나' 출시에 힘입어 국내 구글 플레이 기준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 올해 누적 매출 1조원 돌파는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으로 짐작된다.
올 4월 출시된 붕괴: 스타레일 역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 플랫폼 블루스택은 붕괴: 스타레일이 11월을 기점으로 누적 매출 10억달러(약 1조3200억원)을 돌파했다고 추산했다. 중국 현지 매출 비중은 41.1%로 일본에선 23.9%, 미국에서도 12%의 매출이 발생했다.
중국 금융지 신재부(新財富, New Fortune)가 공개한 '2023년 중국 500대 부자' 순위에 따르면 호요버스 공동 창립자 세명은 모두 120위 안에 위치했다. 차이하오위(蔡浩宇) 이사는 54위, 류웨이(刘伟) 회장은 114위, 뤄위하오(罗宇皓) 부사장은 119위에 올랐다.
호요버스는 핵심 차기작으로 액션 RPG '젠레스 존 제로(ZZZ)'를 준비하고 있다. 이 게임은 최근 '이퀄라이징 테스트'란 이름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개시했다. 국내에선 지난해 '지스타 2022'와 올해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 2023' 참관객 대상으로 시연이 이뤄져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