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가 한국시장에서 사업철수를 선언하면서 국내 스트리밍 시장에 대격변이 예고되고 있다. 우선 트위치와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아프리카TV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도 스트리밍 시장에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는 내년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한다. 국내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는 이유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토종 스트리밍서비스인 아프리카TV에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6일 아프리카TV 주가는 실적 개선 기대감에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장을 마감했다. 주요 스트리머들이 아프리카TV 플랫폼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유튜브 또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주력 서비스는 VOD다. 사실상 국내서는 아프리카TV와 트위치가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트위치가 떠나면 스트리밍 시장에서 아프리카TV가 ‘제왕’이 될 것이란 평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네이버가 스트리밍 시장에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9일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베타 출시를 에고했으며 이전부터 스트리머들과 꾸준히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광고, 커머스, 웹툰 등 다양한 사업과 연계해 스트리머들에게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위치의 망사용료 비용 부담은 기술적 노하우 부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프리카TV는 P2P 트래픽 분산 기술을 통해 동일 시청자수에 대해서도 망 사용을 90% 이상 효율화했다”며 “트위치는 기술적 노하우 부족으로 이를 구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트래픽 분산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력은 이미 검증을 받은 상태다. 관건은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하고 수익성을 줄 수 있는지 여부다. 단연 이 부분은 네이버가 압승이다. 포털 사이트를 통한 직접적인 접근은 물론 앞서 언급한 다양한 사업과 연계한 콘텐츠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당장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보장은 없다. 또 스트리밍 서비스는 네이버가 영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전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주당순자산비율(PBR) 기준 네이버는 1.47배, 아프리카TV는 3.58배다. 아프리카TV가 높은 밸류로 거래되고 있지만 투자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납득이 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아프리카TV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97억원이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70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투자금 대비 3배가 넘는 수익성을 거뒀단 뜻이다. 반면 네이버는 같은 기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조2834억원이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4180억원이다.
스트리머들이 어느 플랫폼으로 이동하는지 여부에 따라 양사 밸류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다만 주가 측면에서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쪽은 아프리카TV가 될 수밖에 없다. 트위치 철수 소식 이후 아프리카TV 주가는 변동폭이 확대됐지만 네이버 주가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