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3주년을 앞둔 블루 아카이브의 올해 글로벌 누적 매출과 다운로드 수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를 넘겼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비스 개시 초반에 흥행 성패가 결정되는 것이 상식으로 통하는 모바일 게임업계에서 '신드롬'에 가까울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블루 아카이브는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세계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누적 매출 2억2000만달러(약 2830억원), 다운로드 377만회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 매출 1억달러(약 1290억원), 다운로드 169만회 대비 매출과 다운로드 수 모두 2.2배 증가한 수치다.
블루 아카이브는 넥슨게임즈에서 개발을 맡아 2021년 2월 일본에, 같은 해 11월 한국을 포함 글로벌 전역에 출시됐다. 선제 출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3년, 글로벌 출시 이후를 기준으로 해도 2년차를 맞이한 게임이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슈퍼스케일(Superscale)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게임 중 76%가 출시 첫해에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다. 출시 2년차에 첫 해 대비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게임은 4%에 불과하다. 블루 아카이브의 '역주행'은 그만큼 이례적인 성과다.
센서타워 측은 블루 아카이브의 이러한 성과가 신시장 개척에 기존 시장에서의 시의적절한 프로모션이 더해져 낳은 성과로 분석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올 3월 20일 중국에서 외산 온라인게임 서비스 허가 출판심사번호, 이른바 외자판호를 취득했다. 서비스를 개시한 시점은 8월 3일이다.
실제로 센서타워가 공개한 다운로드 지표를 살펴보면 2022년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신규 다운로드 유저들이 집중된 반면, 2023년에는 애플 앱스토어에 더욱 많은 이용자가 몰렸다.
이는 센서타워가 중국 애플 앱스토어의 자료는 집계하는 반면, 텐센트 마이앱 등 현지 안드로이드 마켓의 지표는 집계에 포함하지 않아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현지 안드로이드 마켓 지표까지 포함된다면 더욱 높은 성과가 났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이 다운로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면 일본을 중심으로 한 기존 시장에서의 성과는 매출에 집중적인 영향을 미쳤다.
센서타워 데이터를 살펴보니 블루 아카이브가 올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시점은 1월과 7월이다. 각각 일본 출시 2주년, 2.5주년 업데이트와 더불어 인기 캐릭터가 출시된 시점이다. 특히 7월에는 국내 출시 1.5주년 업데이트의 성과도 더해졌다.
넥슨과 요스타는 주요 업데이트 시점마다 개발진이 참여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전 모객을 실시한다. 여기에 일본에선 라멘 프랜차이즈·온천과의 컬래버레이션, 한국에선 대형 전시장 킨텍스를 대관한 이용자 축제에 합정 애니플러스샵, 홍대입구 AK플라자와의 협업까지 다각도로 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했다.
IP를 향한 관심도는 유수의 서브컬처 게임들 안에서도 독보적이다. 일본 최대 2차 창작 동인 행사 '코믹마켓' 사무국에 따르면 오는 12월 30일 행사에서 총 1746개 서클(그룹)이 블루 아카이브 2차 창작물을 전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브컬처 분야에서 블루 아카이브의 라이벌로 꼽히는 '원신'이나 '승리의 여신: 니케'는 물론 일본 현지 인기 게임 '우마무스메'나 '페이트'까지 누르고 가장 많은 서클이 모인 IP로 집계돼 사무국에서도 "외산 IP가 이토록 인기를 끈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할 정도다.
국내에서도 블루 아카이브는 2차 창작자, 코스튬 플레이어 등 사이에서 중요한 IP로 손꼽힌다. 이에 넥슨에서도 카카오페이지와 협력, 총상금 1억원 규모의 2차 창작 웹툰·웹소설 공모전을 열었다.
김용하 블루 아카이브 총괄 프로듀서는 "2차 창작을 향한 관심과 애정 등 게이머들이 다방면으로 보내준 성원 덕분에 블루 아카이브가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블루 아카이브가 오래 사랑 받는 IP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