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궁궐에 좀비와 같은 괴생명체들이 대량 창궐한다. 이용자는 횃불과 활, 낫, 석궁 등으로 무장한 사냥꾼의 역할을 맡아 기왓장 지붕을 오가며 좀비들과의 사투를 벌여야 한다.
유령과 괴물, 장난과 축제가 공존하는 기념일 '핼러윈'에 걸맞은 이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메타로켓은 게임사가 아니다. 지상파 음악 방송 '쇼! 음악중심'의 파트너사인 메타로켓은 다름아닌 버추얼 무대 제작 전문 기업이다.
메타로켓은 MBC 사내 벤처 출신 스타트업이다. 2022년부터 활동해왔으며 독립 법인은 올해 설립됐다. 블래스트 '플레이브'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녀 리버스' 등 버추얼 유튜버(버튜버)형 아이돌, 넷마블 산하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메이브', 딥스튜디오 '슈퍼카인드' 등 실물형 가상인간 아이돌들의 공연을 위한 가상 무대 공간을 제작해 온 업체다.
가상 공간 전문 업체가 어째서 게임 개발에 도전했는지 묻자 메타로켓 측은 사측의 핵심 개발 기술이 '언리얼 엔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UEFN(언리얼 에디터 포 포트나이트)의 도입으로 보다 부담 없는 게임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언리얼 엔진은 게임업계에서 하이엔드(최고급) 3D 그래픽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보편적으로 활용돼온 게임 개발 툴이다. 3D 콘텐츠 제작에 유용하다는 특성에 주목, 최근에는 영상 콘텐츠 업체의 CG(컴퓨터 그래픽) 기술, 산업 현장에 필요한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올 3월 미국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 2023 현장에서 자사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 속 가상 세계 개발 툴 '포크리'에 언리얼 엔진을 연동하는 'UEFN'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개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포트나이트의 순수익 중 40%를 UEFN 개발자들에게 환원하는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UEFN의 활성화, 언리얼 엔진의 게임 외 영역 확대를 통해 에픽게임즈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더욱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올 8월 한국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 2023' 현장에서 "3D 그래픽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친구 등 다른 이들과 함께 즐기는 것이 다름 아닌 메타버스"라며 "우리의 역할은 메타버스를 게임을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메타로켓 측은 "추가 개발을 통해 도포자락 휘날리며 달려드는 '코리안 좀비'들을 제대로 선보이고 싶다"며 "우리가 그간 선보여 온 버추얼 무대까지 결합, 게임 속에서 한 편의 뮤직 비디오와 같은 콘텐츠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