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생 콘텐츠 기업 크리에이터버스가 운영하는 버추얼 유튜버(버튜버) 그룹 '브이럽(V-LUP)'에서 첫 오프라인 콘서트를 선보였다. 주인공은 그룹의 첫 버튜버로 데뷔 2주년을 앞두고 있는 '이주인'이다.
서울 홍대 입구 롯데시네마와 트위치·유튜브에서 22일 오후 7시에 온·오프라인 동시 상영된 이 콘서트는 이주인의 단독 무대로 진행됐다. 3D 아바타로 댄스를 추며 부른 7개 곡, 뮤직비디오 형태로 편집한 2개 곡 등 총 9개 곡이 상연됐으며 셋 리스트는 다음과 같았다.
1. Ado: 新時代(신시대, 원피스 필름 레드 OST)
2. YOASOBI: アイドル(아이돌, 최애의 아이 OST)
3. 宝鐘マリン(호쇼 마린): I’m Your Treasure Box
4. 김동률: 출발
5. B小町 アイ(B코마치): サインはB(사인은B, 최애의 아이 OST)
6. HoneyWorks·Mona: ファンサ(팬서비스, 한국어 번안)
7. 체리필터: 달빛소년
8. HoneyWorks·Mona: #超絶かわいい(초절정 귀여움, 한국어 번안)
9. R Sound Design·初音ミク(하츠네 미쿠): Flos
뮤직비디오로 상연된 곡은 '출발'과 'Flos'였으며, 온라인 공연의 경우 '초절정 귀여움'까지 상연되고 마무리됐다. Flos는 온라인으로는 라이브 상연되지 않았으나 유튜브에 영상 형태로 별도 게재됐다.
Flos 외에도 현장에 찾은 관람객에 한해 약 20종에 가까운 이주인 친필 사인 굿즈 무작위 증정 추첨 이벤트가 열렸다. 현장에서 판매된 응원봉은 공연되는 곡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타입으로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에 더욱 특화돼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공연 중간중간에는 이주인이 직접 나서 팬들과 소통하였다. 인터넷 환경 상 4초의 시차를 두고 반응이 오고 갔고, "대본이 없다"며 당황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이주인 외에도 브이럽에 소속된 다프네, 메메 등 여섯 멤버들이 중간중간 잠깐 등장해 공연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현장 토크 중 이주인이 가장 좋았던 곡이 무엇인지 묻자 관람객들은 'I’m Your Treasure Box'를 연호했다. 콘서트 전 이주인이 트위터에서도 한 차례 댄스 실루엣 영상으로 예고했던 이 곡은 일본의 유명 버튜버 호쇼 마린의 오리지널 음원이다. 틱톡과 유튜브 쇼츠 등에서 '댄스 챌린지' 영상으로도 유행했던 바 있다.
이주인은 2022년 1월 활동을 시작, 유튜브 기준 4만54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세상에 난지 3년 된 고양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는데, 평소 취향이 다소 올드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이날도 시청자들이 추천하는 곡으로 '내 나이가 어때서'가 수차례 거론되기도 했다.
라이브 콘서트 형태로 진행된 만큼 '팬서비스' 상연 직전 음향 문제로 약 1분 동안 공연이 지연되거나, 당초 8번째 곡을 앵콜 곡으로 정해뒀으나 "이 뒤에 노래가 하나 더 있다"고 사전에 말해버리는 등 사고도 있었다. 콘서트의 흐름을 크게 깨지 않았던 만큼 크게 논란이 되지 않고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롯데 시네마에선 올해 들어 버튜버들의 콘서트가 연달아 열리고 있다. 올 5월 스텔라이브의 '아야츠노 유니' 생일 팬 미팅이 잠실에서, 이달 8일에는 브이리지 7인의 단체 콘서트가 열렸다.
라이브 공연 중간중간 "라이브 소통 형태로 진행하니 너무 좋다"고 말했던 이주인은 공연이 마무리된 후 트위터를 통해 "시청자들과 브이럽이 있어 이렇게 꿈을 이루게 됐다"며 "더운 날씨에 먼 걸음 해준 분들, 온라인으로 함께해 준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