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NC)가 '11년만의 플래그십(주력 제품) MMORPG'란 표어를 내건 차기작 '쓰론 앤 리버티(TL)'의 국내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마쳤다. 증권가에선 대체로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에 대해 호평하고 있으나, 게임의 실제 성과에 대한 관측은 다소 엇갈렸다.
'TL'은 NC가 2012년 선보인 '블레이드 앤 소울(블소)' 이후 11년 만에 내놓는 PC 플랫폼 기반 MMORPG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둔 가운데 지난 5월 24일부터 30일까지 국내 이용자 1만명을 대상으로 CBT가 진행됐다.
국내 주요 증권사 중에선 NH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다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하나증권·유안타증권 등이 30일부터 최근까지 차례로 TL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유안타증권을 제외한 다섯 곳이 목표 주가를 발표했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NC가 '리니지M' 등 기존작들과 비교했을 때 '변화'를 꾀했다고 입을 모았다. NH투자증권은 "오토플레이가 아닌 수동 중심의 조작, 확률 뽑기를 배제한 비즈니스 모델(BM) 등이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은 "과도한 BM은 탑재돼지 않았으며 배틀패스(기간제 정액 구독제)가 주력인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코스피에 상장된 NC의 실제 주가는 CBT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CBT 전날인 5월 23일 종가 기준 38만8500원이었던 주가가 7일 종가 기준 31만5000원으로 18.9% 낙폭을 보였다.
증권사 리포트에 제시된 목표 주가는 대체로 기존 주가를 유지했으나, 기존 대비 하향 조정한 곳도 두 곳 있었다. 특히 다올투자증권은 목표 주가를 크게 삭감하고 투자 의견을 '구매(Buy)'에서 '보유(Hold)'로 전환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금 유도가 상당히 약한 게임이었고 구조적으로도 무·소과금 이용자를 대우하는 형태"라며 "반면 이용자 연령, 지역을 대폭 확장할 정도로 일반 게이머들의 충분한 호평을 끌어내진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스트리머들을 중심으로 한 부정적 유저 평가 △자동사냥 기능과 액션성에 대한 서구권 게이머들의 혹평 등을 짚으며 "낮아진 과금 유도만큼 충분한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며 "남은 기간 업데이트를 통해 충분한 확장성을 갖추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목표 주가를 소폭 하향 조정했다. 그는 "확연히 달라진 BM 설계는 경영진 차원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보기 충분했다"면서도 "자동사냥 등 리니지 게임의 색채를 완전히 벗진 못했으며, 변신·장비 탁본집 등 구조적으로 과금 강도를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의견 또한 유효하다"고 평했다.
'TL'의 실제 성과에 대해 윤 연구원은 글로벌 매출 기준 연내 1215억원, 2024년 기준 연 1971억원의 추산치를 제시했다. 김하정 연구원은 'PC 리니지 수준의 매출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NC의 올 1분기 기준 PC 게임 매출은 총 914억원, 리니지·리니지2의 총 매출액은 460억원이었다.
그 외 투자사들은 전반적으로 이용자들의 부정적 피드백은 있으나 △NC의 이전작 '리니지2M' 등도 부정적 사전 평가에도 불구하고 블록버스터급 흥행을 거뒀다는 점 △게임 시장의 흥행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자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주가 하락은 다소 과도하다"는 평을 남겼다.
NC 측은 이번 CBT에 관해 "테스트에 참여한 이용자분들의 피드백을 확인하고 있다"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10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선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국내 CBT와 별개로 글로벌 테스트를 아마존 게임즈와 협의 중"이라 발표한 바 있다.
쓰론 앤 리버티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한다. PC와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등 콘솔 기기에서 플레이 가능하며 모바일 채널링 플레이 서비스를 지원한다. 해외에선 아마존 게임즈가 배급을 맡을 예정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