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증강현실(AR) 헤드셋을 개발해온 미국의 중소 개발사 미라(Mira)를 인수했다. 최근 사측의 연례 행사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공개한 AR헤드셋 '비전 프로'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IT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벤 태프트 미라 대표는 최근 인스타그램 비공개 게시물을 통해 "애플이 우리 회사를 인수했으며 그 일환으로 최소 11명의 우리 직원들이 애플에 영입됐다"며 "지난 7년간의 모험에 이어 애플과 다음 장으로 행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미라는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엔젤레스(LA)에 본사를 두고 있다. 링크드인에 따르면 직원 수는 총 26명이다.
회사의 주요 사업은 자체 AR 헤드셋 '프리즘 프로' 제작과 AR 환경에 적용 가능한 솔루션 개발이다. 대표적인 서비스 공급 파트너는 미국 공군·해군이다. 이 외에도 테마파크 '유니버설 스튜디오' 내 닌텐도 월드의 놀이기구 '마리오 카트'의 AR 헤드셋 또한 미라가 공급하고 있다.
애플이 미라를 인수한 것은 최근 공식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신 사업인 AR 분야에서 더욱 앞서가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앞서 애플이 미국 현지 시각 5일 개최한 WWDC 2023에선 회사의 첫 AR 헤드셋 제품 '비전 프로'가 공개됐다.
비전 프로의 가장 큰 특징은 경량화다. 제품의 무게는 약 300g으로 메타 플랫폼스의 '퀘스트' 시리즈 등 주요 VR(가상현실) 헤드셋 대비 절반 수준이다. 또 별도의 핸드 컨트롤러 없이 '꼬집기' 등 손가락 모션과 음성으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WWDC에서 공개된 비전 프로의 소비자 가격은 3499달러(약 454만원)이다. 메타가 지난해 말 선보인 프리미엄 헤드셋 퀘스트 프로가 출시 당시 기준 1499달러(219만원), 올해 들어 999달러(145만원)으로 가격을 인하했음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팀 쿡 애플 대표는 이 기기가 '공간(Spatial) 컴퓨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으로서 단순한 헤드셋을 넘어 AR 플랫폼을 대표하는 기기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출시 목표 시점은 내년 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