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정부 장관이 3일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가를 앞두고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 관계자와 접촉, 인도 게임 시장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BQ프라임 등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니르말라 시타라만 장관은 지난 2일 서울 인도 디아스포라(재외 인도인 모임)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크래프톤 관계자도 함께 했다.
크래프톤 측은 이 자리에서 인도 정부가 게임 등 콘텐츠 분야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타라만 장관은 이에 대해 "인도의 아이들이 이러한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시타라만 장관은 "개인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 게임이나 여기에서 파생한 '밈(meme, 인터넷 상에 유행하는 문구·이미지·영상)'을 접해왔다"며 "콘텐츠 기업들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역량을 좋게 바라보고 있으며, 이들이 인도에 진출하는 것은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톤은 일찍이 2020년, 인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듬해에는 손현일 투자본부장을 대표로 파견했으며 게임사 '노틸러스 모바일', 개인방송 플랫폼 '로코', 웹툰·소설 플랫폼 '프라틸리피' 등 다방면으로 투자를 이어왔다.
시타라만 장관의 답변과는 달리, 인도 정부는 최근 게임 사업을 규제하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온라인 베팅과 관련 있는 모든 게임의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는 내용의 규제 변경안을 공시했다. 언론사들 역시 지난 몇 해 동안 게임 중독을 중요한 문제로 지목하는 보도를 이어왔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배그) 모바일' 역시 인도에서 서비스 종료 처분을 받았다. 당초 2020년 10월 인도와 중국의 외교 분쟁 문제로 서비스가 종료됐고, 이에 크래프톤이 중국의 텐센트가 아닌 자체 서비스하는 형태로 '배그 모바일 인도'를 출시했으나 이마저 지난해 7월 앱스토어에서 내려갔다.
사측은 이에 관해 "현지 유관 기관과 협력을 통해 서비스 재개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인도 현지에선 지난해 말부터 e스포츠 캐스터나 게임 스트리머 등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배그 모바일 인도가 곧 서비스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인도 재정부는 오는 6월 안에 GST(상품·서비스세) 위원회에서 온라인 게임 분야 과세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시타라만 장관은 "머지않아 게임 분야에 있어 과세 정책이 보다 확실해질 것"이라며 "정책 확립 이후 해외 기업들의 투자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타라만 장관은 ADB 총회에 앞서 지난 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3(한국·중국·일본) 재무장관 회담에 참여했다. 디아스포라 참가 외에도 송도에서 박학규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을 접견했으며 서울 조계사에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