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외식물가에 점심값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편의점에서 희소식이 들려온다. 런치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요즘, 5000원도 채 되지 않는 가성비 도시락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어서다. 최근에도 치킨, 햄버거 가격이 인상되고 저가커피 까지 백기를 든 상황에 고물가 시대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9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 도시락 출시가 활발하다. 이들 제품 특징은 5000원도 되지 않는 가격이다. 각종 혜택을 더하면 2000원에 한끼 해결이 가능하다. 업계가 마진을 최소화하면서도 저가 도시락 경쟁에 나선 까닭은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런치플레이션으로 편의점 도시락이 다시 한번 부흥기를 맞으면서 고객 선점 경쟁을 치열해 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사 마다 가성비 도시락으로 밀고 있는 상품들이 있는데, 가격 장벽을 허물어 한 번씩 맛보게 하자는 의미가 크다”라며 “마진은 일반 도시락보다 높진 않지만, 마케팅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고객의 호응을 넘어 신규 고객을 대거 유입하는 효과를 만들고 있다”며 “도시락 전체 시장을 키우는 데도 일조한다”고 전했다.
학식보다 저렴한 도시락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편의점업계는 그야말로 잔치다. 최근 출시한 가성비 도시락이 불티나게 팔려나가서다. 편의점 빅3가 각각 백종원, 김혜자, 주현영을 얼굴로 승부수를 던진 제품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16일 CU가 백종원과 손잡고 출시한 ‘제육 한판 도시락’은 출시 엿새 만에 누적판매량 50만개를 달성했고, GS25가 지난달 15일 선보인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도시락’은 생산 물량 대비 판매율이 무려 97.3%에 달한다. ‘완판’에 가까운 수치다. 세븐일레븐의 주현영 비빔밥 도시락 2종은 출시 6일만에 60만개가 팔려나갔다. 각사의 가성비 도시락은 전체 도시락 매출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게 하는 견인차 역할도 하고 있다.
비결은 가격. CU 백종원 도시락(4500원)은 각종 혜택을 더하면 최종 2000원에 구매 가능하다. 지난달 기준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이 1만692원임을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GS25의 김혜자 도시락(4500원)도 모든 할인을 적용하면 2550원에 즐길 수 있다. 주현영 도시락은 혜택 적용시 3280원에 구매 가능하다.
인기에 힘입어 업계는 가성비 도시락을 지속 출시할 예정이다. CU는 이달 28일 백종원 바싹불고기 한판 정식을 신제품으로 내놨다. GS25는 이달 1일 김혜자 도시락 2탄으로 ‘혜자로운 집밥 오징어 불고기’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내달 제육볶음과 비빔양념 강된장을 활용한 ‘제육쌈빕빔밥’, ‘봄냉이비빔밥’ 출시가 예정됐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총 10종의 주현영 비빔밥 도시락을 출시할 계획이다. 공통적으로 중량과 구성을 풍성하게 한 것이 특징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최상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진영호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백종원 제육 한판 도시락은 출시 이후 꾸준히 하루 8만 개 이상 판매되며 도시락 단일 상품 최고 기록을 매일 경신하고 있다”며 “이달 출시한 두 번째 도시락 역시 런치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