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1인미디어 아프리카TV에 '버추얼 유튜버', 이른바 '버튜버'들의 바람이 분 후 반년이 흘렀다. 사측은 게임·엔터테이너 등 기존 활동을 넘어 스포츠, 커머스 분야까지 다방면으로 이들의 활동을 지원해나갈 방침이다.
버추얼 유튜버는 실제 인간이 자신의 표정, 몸짓을 실시간으로 따라하는 가상 아바타를 내세워 방송 활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아프리카TV에선 '유튜버'라는 단어를 플랫폼 내 스트리머를 일컫는 'BJ'로 치환, '버추얼BJ'란 이름으로 이들을 부른다.
아프리카TV에 '버추얼BJ' 유행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9월 말이다. 당시 아프리카TV의 업계 라이벌인 트위치가 한국에 한해 방송 화질을 1080p(픽셀)에서 720p로 낮추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많은 트위치 스트리머들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아프리카TV의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플랫폼을 찾은 버튜버들을 일종의 '새로운 문화'로 받아들이며 호응했다. 트위치에서 동시 시청 수십명에 불과했던 소위 '하꼬(무명 스트리머)'들이 아프리카에선 수천명의 동시 시청자들과 함께했다.
아프리카TV만의 버추얼 아이돌도 탄생했다. 하스스톤 게이머 출신 BJ '타요' 안창현은 이른바 '우리가 아이돌(우가돌)'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 오디션을 열었다. 최종 합격 멤버들은 '프리아'란 이름으로 지난해 12월 23일 데뷔했다.
사측은 또한 자체적으로 버추얼 휴먼, 즉 가상인간 기반 인플루언서 '와이(WAI)'를 선보였다. 와이는 현재 실제 인간이 음성을 맡고 있어 '버튜버'와 유사한 형태로 방송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버튜버들과 같은 카툰 그래픽 아바타도 보유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이러한 버추얼BJ 생태계를 기존 사업과 접목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스포츠 중계방송으로 버추얼BJ '사이다' 등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편파 중계 방송을 진행했다.
또 BJ '기뉴다' 박현재의 마인크래프트 라이브 커머스에 8명의 버추얼 BJ들이 참여한 데 이어 아프리카TV가 진행한 '밸런타인데이 특집 라이브 커머스', '삼겹살데이 라이브 커머스' 등에도 버추얼BJ들이 참여했다.
아프리카TV 측은 "버추얼BJ는 단순히 인기를 끄는 것을 넘어 1인 미디어 플랫폼에 있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는 방송 유형"이라며 "이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협력해 지속 가능한 버추얼 생태계를 꾸려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