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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닫힐라…유통가, 소비 위축 녹일 ‘특가’ 카드로 공략

양 많고 저렴한 '대용량' 제품·못난이 농산물 등 앞세워 50% 특가 할인
치솟는 물가에 소비 위축 우려 커지면서 연중 '최저가' 행사 펼쳐

송수연 기자

기사입력 : 2023-02-26 09:00


사진=SSG닷컴, 이마트에브리데이이미지 확대보기
사진=SSG닷컴, 이마트에브리데이


유통업계가 고물가에 닫힌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기존 상품보다 저렴한 못난이 농산물이나 대용량 벌크업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대량 매입을 통한 ‘특가’ 할인 등을 통해 알뜰족 겨냥에 나섰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치솟는 물가에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 온라인 장보기 채널까지 물가안정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밥상 물가 부담에 알뜰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데 따름이다.

전략은 각 사마다 다르다. 가격은 낮추면서도 용량은 크게 늘린 벌크업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진 곳은 SSG닷컴이다. SSG닷컴은 다음달 2일까지 대용량 장보기 상품을 최대 40% 낮춰 밥상 물가 잡기에 도전한다. 대표 상품은 한우 불고기(800g)다. 기존 상품(300g) 대비 100g당 가격이 40% 낮다. 도드람 냉장 삼겹살 구이(1㎏)도 기존 상품(500g) 대비 35% 저렴하게 준비했다. 샤인머스캣, 사과 등 과일, 건해산물도 합리적 가격에 선보인다.

편의점도 장바구니 부담 덜기에 팔을 걷었다. 초근접 소비 채널로 간편식 등 먹거리 위주의 품목에 집중한 것이 포인트다. 파격 행사를 의미하는 ‘갓세일’을 매월 말 열기로 선언한 GS25는 이달 맥주, 스낵, 아이스크림, 계란, 과일, 화장지 등 총 71개 상품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 상품들은 1+1, 2+1, 초트가 및 덤증정 행사가 적용된다.

CU는 내달부터 간편식사류를 최대 3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대표 행사 상품은 샐러드, 3XL 삼각김밥 신상품 3종 등이다. 이마트24는 이달 말까지 ‘비어위크’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이 프로모션을 500㎖ 인기 번들맥주를 대상으로 한다. ‘스텔라·버드와이저·호가든’ 4입 3종을 8000원에, 500㎖ 번들맥주 ‘에델바이스·타이거’ 6입 2종을 1만2000원에 판매한다.

런치플레이션으로 인한 직장인, 대학생 등의 점심값 부담을 덜기 위해 GS25와 CU는 가성비 도시락에도 힘을 줬다. GS25는 ‘혜자롭다’라는 말을 탄생시킨 김혜자 도시락을 6년만에 재출시했고 CU는 푸짐한 양에 가격까지 합리적인 백종원 트리플 간편식을 내놨다.

못난이 농생물로 가격 안정에 기여하는 곳은 이마트에브리데이다. 오는 28일까지 경북 군위군에서 재배된 ‘못난이 양파’를 기존 상품 대비 5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다음달 1일까지 뿌리에 냉해를 입은 브로콜리를 가식 부위만 판매한다. 가격은 기존 상품보다 50% 이상 저렴하다.

연중 ‘최적가’를 선언한 곳들도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다. 연초부터 최저가 정책으로 최후의 가격 방어선 역할을 할 것을 자처했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새 물가안정 프로젝트인 ‘더 리미티드’를 가동한다. 협력사로부터 최대 5배까지 물량을 추가 매입해 최대 50%까지 가격을 낮춘다. 더 리미티드 상품은 소비자 자주 찾는 상품을 분기별로 선보이는데, 내달 31일까지는 백색란, 오뚜기 스낵면, CJ햇반 등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이어 올해 ‘20203 위풍당당 프로젝트’를 연중 열고, 가격에 민감한 생필품을 1년 내내 최적가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우유, 두부, 계란, 콩나물 등이 대상으로 적용 물픔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렸다. 롯데마트는 이달부터 1등급 한우를 할인하는 등 생활 밀접 필수 품목을 최저가 수준에 판매 중이다. 뿐만 아니라 물가안정 TF를 신설, 매출 상위 30% 생필품을 상시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가격 관리를 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장바구니 부담 덜기에 사활을 건 까닭은 소비 위축 때문이다.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에 먹거리뿐 아니라 가스·전기요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생필품만큼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소비자들이 먹거리, 생필품 등 장보기 필수품목은 가격이 낮은 것을 선호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에 다소비 품목은 대량 매입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달 16~22일까지 SSG닷컴이 진행한 1만원 균일가 상품 기획전 ‘만원상점 알뜰쓱템’ 기간 대용량 상품에 대한 고객 호응이 높게 나타났다. kg 단위로 선보인 ‘한돈’ 제육볶음, 양념불고기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55% 늘었고, ‘못난이 보조개 사과(3kg)’와 ‘나주배(5kg)’는 각각 사과, 배 카테고리 매출 2위, 5위에 올랐다.

이명근 SSG닷컴 그로서리담당은 “고물가 시대에 가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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