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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신작이 인디 게임으로 둔갑?…논란의 중심 '다크 앤 다커'

국내외 주목 받던 PC게임, '내부자료 반출' 피소자가 제작에 참여
"대기업 투자 유치했다"며 퇴사 유혹…국내 언론사 패싱 의혹도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3-02-21 14:47

넥슨의 '프로젝트 P3(가칭, 왼쪽)'과 아이언메이스 '다크 앤 다커' 이미지. 사진=넥슨, 스팀이미지 확대보기
넥슨의 '프로젝트 P3(가칭, 왼쪽)'과 아이언메이스 '다크 앤 다커' 이미지. 사진=넥슨, 스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게임만으로 글로벌 PC 게임 유통망 스팀에서 10만명의 동시 접속자를 끌어모으며 '국산 인디 게임'의 신화를 쓸 것으로 기대되던 게임 '다크 앤 다커'가 넥슨의 미공개작 콘텐츠의 자료를 유출해 만든 것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다크 앤 다커'는 지난 2021년 10월 설립된 국내 신생 게임사 아이언메이스의 데뷔작이다. 어두운 분위기의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최대 3인의 이용자가 함께 할 수 있는 3D 그래픽 생존 어드벤처 게임으로 수차례 베타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12월, 올 2월 두 차례 오픈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게임은 현존 판타지 RPG의 '살아있는 조상'으로 꼽히는 출시 50년차 장수 RPG IP '던전 앤 드래곤즈'를 모티브로 하며 이름의 준말도 'D&D'로 같다. 게임 방식은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다크 소울'을 연상시키는 하드코어 액션이다.
이 덕분에 국내를 포함, 세계 게임 매니아 층의 주목을 받아온 다크 앤 다커는 이달 6일 시작한 스팀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 10만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를 끌어모았다. 10만명은 스팀에서 동시 접속 순위 10위권 초반에 해당하며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 온라인', '팀 포트리스 2' 등 세계적 인기작들에 버금가는 수치다.

그런데 이 게임의 오픈 베타가 마무리된 16일, 국내 게임 매체에서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에 내부 자료 반출 혐의로 고소당한 넥슨 전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게임 자체도 넥슨이 과거 개발하던 가칭 '프로젝트 P3'의 자료를 유출해 개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 P3는 지난 2021년 8월 넥슨에서 공개한 차기작으로 어둡고 위험한 중세 판타지 던전을 모험하는 멀티플레이 게임이었다. 넥슨은 이듬해 3월, 이 게임이 가칭 '프로젝트 P7'으로 피버팅(사업 전환)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넥슨 사옥 앞에 전시된 로고 조형물.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넥슨 사옥 앞에 전시된 로고 조형물. 사진=넥슨

넥슨이 내부 자료 반출 문제로 내부 직원을 고소한 것은 사실이다. 사측은 '프로젝트 P3'가 공개된 직후인 지난 2021년 8월 경기남부경찰청에 부정경쟁방지·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 직원을 고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송치했으며 지난해 12월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문제를 일으킨 직원은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디렉터급 인사였으며 넥슨은 해당 직원에게 자진 퇴사나 권고 사직보다 한 단계 높은 징계 해고라는 강경한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넥슨 '프로젝트 P3' 팀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징계 해고 처분을 받은 디렉터 A는 현 아이언메이스 대표가 아닌 임직원"이라며 "A는 최소 지난 2019년부터 외부 저장소에 개발 프로젝트의 에셋, 자료를 보관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A는 지난 2021년 중순, 프로젝트 팀 회의실에서 '외부 대기업의 투자를 섭외했으니 함께 나가서 게임을 새로 만들자'는 제안을 했고 이것이 본사의 감사 과정에서 드러나 해고 처분을 받은 것"이라며 "A가 섭외한 투자사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아닌 다른 업체"라고 덧붙였다.

일련의 의혹에 관해 '테렌스' 박승하 아이언메이스 대표는 최근 공식 디스코드를 통해 "우리는 대부분의 자산을 언리얼 엔진 마켓플레이스에서 구입했으며 훔친 자산이나 코드는 사용되지 않았다"며 "팀원 개개인의 법적 문제는 회사와는 별개의 문제이며 아이언메이스를 향한 소송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디스코드는 웹 상에 공개적으로 표출되지 않는데다 해당 성명문은 영문으로만 작성됐다. 국내 한 매체 관계자는 "아이언메이스 측이 국내 매체들을 상대로는 '게임의 내실을 다지는 데에만 집중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는다"며 '국내 언론사 패싱' 의혹을 제기했다.

넥슨 측은 자료 유출 논란에 관해 "당사의 신규 프로젝트였던 '프로젝트 P3'의 지적재산권을 침해당한 정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콘텐츠 개발에 있어 어떠한 권리 침해 행위와도 타협하지 않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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