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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AI 일자리 공포 서사 확산…“시장, 이야기에도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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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리니리서치의 보고서. 사진=시트리니리서치

인공지능(AI)이 대규모 일자리 감소와 증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관적 시나리오가 확산되며 실제 시장 변동성까지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이야기’ 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소형 투자 리서치업체 시트리니리서치는 지난달 말 낸 ‘2028 글로벌 인공지능 위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AI로 인해 화이트칼라 대량 해고와 증시 붕괴가 발생하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2028년을 배경으로 기업들이 인력을 AI로 대체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 수익이 악화되는 구조를 묘사했다.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다시 AI 투자를 확대하고 이로 인해 실업이 더욱 늘어나는 ‘인간 지능 대체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실업률이 10%를 넘고 실질 임금이 하락하는 등 경제 전반이 위축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확산된 ‘시나리오’, 실제 시장 흔들었다


이 보고서는 단순한 가정 시나리오임에도 소셜미디어와 뉴스레터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보고서 공개 직후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S&P500 지수가 하락했고 보고서에 언급된 도어대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블랙스톤 등의 주가도 급락했다가 이후 일부 회복됐다.

시장에서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부정적인 서사가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서사가 경제 움직인다”…반복된 역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내러티브 경제학’에서 경제는 이야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계가 인간 노동을 대체한다는 공포가 19세기 초 영국 러다이트 운동에서부터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기계 도입에 반발해 설비를 파괴했다.

이후 자동화에 대한 공포는 1870년대 금융위기와 1890년대 경기 침체, 1980년대 초 더블딥 침체 등 여러 경제 충격과 맞물려 확산됐다.

실러는 이러한 서사가 소비 위축을 유발하고 경기 침체를 심화시키는 ‘자기실현적 예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AI 버블 논쟁 속 시장 민감도 확대


최근 AI 산업을 둘러싼 과열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민감도는 더욱 높아진 상태다.

올해 들어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가 AI 경쟁 심화와 수익성 우려로 하락하는 등 시장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빠르게 확산되며 투자 심리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트리니리서치 역시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서사”라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실제로 노동을 얼마나 대체할지 여부와 별개로 이같은 ‘이야기’ 자체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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