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게임 시장의 승자는 신작들의 잇다른 흥행을 앞세운 넥슨이었다.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넥슨은 신작 론칭과 더불어 기존 IP 재정비,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NC)·크래프톤 등 국내 주요 4대 게임사 3N1K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을 보면 넥슨은 매출 2조7035억원, 영업이익 9275억원으로 둘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넥슨의 누적 실적은 매출 2위 NC의 매출 2조238억원에 비해 7000억원 높다. 영업이익 2위 크래프톤의 6145억원과 비교하면 3000억원 이상 우위다. 여기에 올 4분기에도 '히트2'의 약진과 월드컵 특수에 따른 '피파' 시리즈의 강세로 꾸준한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넥슨의 이러한 성과는 올 초 겪은 여러 악재들을 딛고 거둔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었다. 올 2월 넥슨이 발표한 연간 실적은 매출 2조8530억원, 영업이익 9516억원으로 올 3분기간 거둔 성과와 엇비슷하다.
이러한 실적은 국내 게임사들과 비교하면 매출·영업이익 모두 1위였으나 지난해와 비교하면 각각 매출 6.3%, 영업이익 18%가 줄었다. 경제적 성과 외에도 게임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3월 신작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또 8월 신작 '히트2'가 우수상, 지난해 11월 신작 '블루 아카이브'가 인기상·기술 창작상(캐릭터)·우수개발자상을 휩쓸었다.
넥슨이 내년에 풀어야 할 첫 과제는 기존 유명 IP들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특히 출시 18년차 장수 게임 '카트라이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달 11일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 발표가 이용자들의 22일 '트럭 시위'로 번졌다.
이용자들은 이번 서비스 종료 발표를 내년 1월 12일 PC·모바일 서비스를 앞둔 차기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연관짓고 있다. 차기작 서비스 전부터 너무 섣부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차기작 흥행이란 목표에 매몰돼 원작 팬들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카트라이더' IP를 총괄하는 넥슨 산하 니트로 스튜디오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서비스를 일주일 앞둔 다음달 5일, '디어 카트라이더'란 제목의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에 관한 이슈를 보다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넥슨의 또 다른 유명 IP '메이플스토리'의 향방 또한 중요한 포인트다. 넥슨은 올 9월 1일, 메이플스토리 에셋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 서비스를 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넥슨의 메타버스 프로젝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올 6월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 있어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블록체인 요소를 결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나, 이후 NFT 등 블록체인 서비스에 관해 추가 발표는 없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가 국내 원화 거래 지원 거래소에서 퇴출되는 등, 블록체인 게임분야에 여러 악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신사업 추진에 있어 넥슨은 당분간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넥슨은 올해 지스타 시연작으로 앞서 언급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외에도 '마비노기' IP 기반 모바일 MMORPG '마비노기 모바일', 루트 슈터형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등을 공개했다. 또 내년에 서비스될 것으로 기대되는 차기작으로 올 6월 베타 테스트를 마친 1인칭 슈팅(FPS) 대전 게임 '베일드 엑스퍼트'가 꼽힌다.
앞서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 외에도 '테일즈위버' IP를 활용한 모바일 RPG '테일즈위버: 세컨드런'을 일본 지역에 한해 11월 출시,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34위를 기록했다. 이후 '테일즈위버: 세컨드 런' 한국 서비스와 '마비노기 모바일'의 흥행 성과가 더 중요해졌다.
'퍼스트 디센던트'와 '베일드 엑스퍼트'의 경우 글로벌 대형 IP인 '데스티니 가디언즈'와 '발로란트' 등이 직접적 경쟁작으로 꼽힌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차별화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