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 전문은행 실버게이트 은행 모기업인 실버게이트 캐피털 주가가 5일(현지시간) 폭락했다.
지난해 4분기 예비실적 발표에서 고객들의 대규모 인출사태, 이른바 뱅크런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데 따른 것이다.
실버게이트 고객사 가운데 한 곳인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하면서 암호자산 시장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이 고객들의 인출사태를 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미 감독당국이 주식, 암호화폐 거래소 로빈후드와 실버게이트의 FTX 관련 계좌 동결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까지 겹쳐 실버게이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깨졌다.
뱅크런
CNBC에 따르면 실버게이트가 이날 예비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르면 고객들의 총 디지털 자산 예금 규모가 3분기말 119억달러에서 4분기말 38억달러로 68% 급감했다.
실버게이트는 FTX 붕괴에 따른 암호자산 "생태계 전반에 걸친 신뢰의 위기"가 고객 자산 인출 사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버게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파산보호를 신청한 고객들의 자산 규모가 이 가운데 1억5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실버게이트는 유동성 위기를 헤쳐나아가기 위해 52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또 12월말 현재 총 현금, 현금성 자산 규모가 46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실버게이트는 아울러 전체 인력의 약 40%인 200명 감원 계획과 함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도매 대출 사업 부문 청산도 발표했다.
계좌 동결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법무부를 비롯한 규제 당국이 로빈후드와 실버게이트의 FTX 관련 계좌 동결에 나설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4일 법정에서 연방정부가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전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업체를 통해 사들인 로빈후드 지분을 압수했거나 압수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또 이와 별도로 뉴욕 연방법원 판사가 지난달 실버게이트의 FTX 자회사 계정에 보관돼 있는 9300만달러를 압류할 것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4일 드러났다.
뱅크먼 프리드는 지난해 FTX를 통해 로빈후드 지분 약 7.5%를 인수한 바 있다.
주가, 90% 넘게 폭락
2019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실버게이트는 2021년 11월 주당 222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사상최고치를 찍은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지난해 말 실버게이트는 주당 17.40달러로 거래를 마쳐 2021년 11월 사상최고치 대비 90% 넘게 폭락했다.
이날은 9.38달러(42.73%) 폭락한 12.57달러로 미끄러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