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마에 구금된 암호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SBF)가 미국으로 인도되는 데 동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먼 프리드를 대표하는 바하마 변호사 제로너 로버츠(Jerone Roberts)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자신의 의뢰인이 "미국으로 자발적으로 인도되는 데 동의했다"고 확인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CNN이 입수한 현지 언론인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로버츠는 SBF의 다음 법정 출두는 범죄인 인도 절차를 완료하는 것이며 이번 주, 아마도 20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바하마 법원에서 열린 범죄인 인도 관련 심리가 끝난 뒤 뱅크먼-프리드의 로버츠 변호사는 SBF의 자발적 미국 인도를 확인하며 "변호인단은 관련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뱅크먼-프리드는 (고객들의 이해를) 바로잡기를 원한다"며 "이것이 그가 동의를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의 언급은 이날 재판에서 드러났던 '혼란'을 불식시키면서 뱅크먼-프리드가 미국의 신병인도 요구와 투쟁하지 않겠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12일 미국 검찰의 기소로 바하마 당국에 체포될 당시 미국으로의 송환에 대해 법적 투쟁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SBF는 이틀 전 돌연 '법적 다툼'을 벌이지 않기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날 재판에서 SBF가 미국 송환에 동의한다는 점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다. 이르면 이날 곧바로 송환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재판에서는 '송환 동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오히려 반대되는 듯한 상황이 나타나면서 혼란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변호인단이 "(송환) 절차에 대해 피고인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재판을 연기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다시 말해 뱅크먼-프리드가 송환에 동의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변호인단은 "피고인이 자신의 혐의에 대한 진술서는 봤지만, (FTX 파산의 진원지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손실을 막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고객 예금을 훔쳤다는 검찰 공소장을 아직 읽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재수감을 명령했고, 그는 바하마의 구치소로 돌아갔다.
외신은 체포 일주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SBF는 초췌한 얼굴에 불안한 듯 손을 계속 떨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 검찰이 기소한 사기 등 8가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5년 형을 받게 된다.
외신은 뱅크먼-프리드가 미국으로 언제 송환될지는 현재로서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당초 뱅크먼 프리드는 2023년 2월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
김성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de.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