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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中 대규모 투자..."제2의 '원신' 찾아라"

'2년간 매출 5조' 원신, 콘솔판은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액티비전 블리자드 82조원 인수한 MS, 중국 시장 공략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2-11-01 18:05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대표. 사진=AP통신·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대표. 사진=AP통신·뉴시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핵심 비전 '메타버스'의 주요 동력인 게임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년 전 출시돼 세계적 히트를 거둔 '원신'과 같은 대형 IP를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거금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올해 MS가 중국 지사를 설립한지 30주년을 맞았다. 지난 9월 말 MS는 30주년 기념사에서 "약 9000명 규모의 중국 내 정규직 수를 내년까지 1만명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후 5년에 걸쳐 중국 내 대학들을 지원해 장기적 인재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말 "MS가 엑스박스(Xbox) 게임 라인업 확충을 위해 중국 게임 개발사를 타깃으로 전담 팀을 꾸렸다"며 "퍼블리셔 계약은 물론, 거액을 들여 MS 산하 독립 스튜디오로 인수하는 것까지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MS가 게임에 거금을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지 않다. 지난 2020년 9월, MS는 75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조원)을 들여 제니맥스 미디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제니맥스는 '엘더스크롤', '폴아웃' 등을 개발한 베데스다, '둠' 시리즈 원작사 이드 소프트웨어 등을 보유한 대기업이었다.

올 1월에는 687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82조원)을 들여 '콜 오브 듀티',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캔디크러쉬사가' 등의 IP들을 보유한 미국 최대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은 현재 세계 각국 반독점 규제 기관의 심의를 받고 있다.

'원신' 영문판 이미지. 사진=호요버스이미지 확대보기
'원신' 영문판 이미지. 사진=호요버스

MS가 게임에 투자하는 것은 핵심 비전 '메타버스'와 연관된다. MS는 앞서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메타버스를 위한 '빌딩 블록'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빌딩 블록은 건물을 짓기 위한 벽돌, 나아가 생물체를 구성하는 유기물을 뜻하는 말로, 성장 발판이 될 것이란 의미다.

로이터 통신은 MS가 중국 시장에 돈을 쏟아붓기로 한 직접적 원인으로 지난 2020년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원신'을 지목했다. 중국의 미호요가 개발한 '원신'은 2020년 9월 출시 후 2년간 모바일 시장에서만 37억달러(약 5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원신'은 모바일·PC 멀티 플랫폼 서비스 형태로 출시해 2021년 4월 플레이스테이션(PS)판이 공개됐으나 타 콘솔로는 이식되지 않았다. 로이터 측은 "소니는 최소 2017년부터 중국 시장에 주목, MS보다 앞서 미호요와 계약을 체결했다"며 "MS는 이 계약을 통해 소니가 '원신' 콘솔판을 독점한 것으로 보고 이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S와 소니가 콘솔게임을 두고 경쟁한 전례도 있다. 중국 스네일 게임즈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MS는 스네일 게임즈 산하 미국 게임사 스튜디오 와일드카드의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를 6달간 서비스하기 위해 250만달러(약 36억원)을 지불했다.

'아크'는 지난 2015년 PC판으로 선출시된 후 엑스박스에는 2016년 11월, PS에는 12월 출시됐다. 소니는 같은 게임을 1달간 PS 월정액 구독 서비스에서 제공하기 위해 350만달러(약 50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명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베이징 사옥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P통신·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베이징 사옥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P통신·뉴시스

일본 와세다 대학 고등 연구소의 롭 파헤이 연구원은 게임 인더스트리에 기고한 칼럼에서 "MS는 게임사업 투자를 통해 월정액 구독제 '게임패스'를 강력한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며 "그들이 바라보는 적수는 소니를 넘어 애플·구글·아마존·디즈니 등 라이벌 빅테크들"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MS는 지난달 영국 경쟁시장국에 제출한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관련 보고서에서 "이번 인수로 확보한 모바일 게임 역량을 바탕으로 엑스박스 플랫폼을 모바일 스토어 영역으로 확장, 애플·구글 등 기존 앱 스토어와 경쟁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MS의 이러한 '중국행' 정책은 미중 외교 갈등으로 인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올해 이른바 '칩4'라 불리는 반도체 공급 관련 협의체 논의 등을 필두로 중국에 '강경 경제 규제'에 나섰다. 이에 중국은 최근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에서 "대만을 향한 무력 통일도 불사할 것"이라며 맞불을 놓았다.

홍콩의 남화조보(SCMP)는 "지속적인 규제 압박으로 중국 내 빅테크들도 인력을 감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MS의 정책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대표 빅테크 텐센트는 올 2분기 회사 전체 정규직 중 4.7%인 약 5500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특히 게임업계에선 지난해 하반기에만 중국 내 게임사 1만4000여 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롭 파헤이 WAIS 연구원은 소니가 미호요 등 중국 게임계에 리스크를 짊어지고 투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MS의 투자 시도가 소니의 성공에 따른 반동적 움직임이 돼선 안된다"며 "장기적 잠재 역량을 확보하려는 목표가 아닌 라이벌과의 경쟁에만 초점을 맞췄다간 최소 수십억달러의 '헛돈'을 쓰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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