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당당치킨을 빼놓고 치킨을 논할 수 없을 만큼 인기다. 비결은 프랜차이즈 치킨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가격이다. 후라이드 기준 6990원이다. 두 마리를 사도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저렴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환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형마트가 치킨 가격 왜곡을 일으킨다는 우려다. 게다가 유통과 마진구조가 전혀 다른 대형마트가 저가 치킨을 판매함에 따라 마치 프랜차이즈에서 큰 이익을 취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을 경계했다. 가맹점주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 반발 중이다.
이는 마치 12년 전 롯데마트가 5000원대의 통큰치킨을 들고 나왔을 때를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당시에도 프랜차이즈는 가격 왜곡 우려를 했고 가맹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몰아갔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프레임에 갇힌 통큰치킨은 출시 후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했고 소비자의 선택권은 존중받지 못했다.
우리는 다시 통큰치킨이 남긴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 당시에도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논란이 있었다. 그때 난세에 영웅처럼 등장한 통큰치킨이 여론에 의해 사라지고 난 뒤 후폭풍은 치킨 브랜드로 쏟아졌다. '비싸서 못 사먹겠다'는 소비자들의 반발이 더 커진 것이다.
그리고 치킨 2만원 시대인 지금도 소비자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더 이상 프랜차이즈와 가맹점에 연민을 보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물가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더 중요해진 까닭이다.
그러니 이런 문제가 재발할 때마다 강자와 약자로 대변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또는 소상공인의 대결구도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치킨을 파는 자영업자가 서민이라면 대형마트에서 치킨을 사 먹는 사람 역시 서민인데,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하니 소비자의 권익은 보장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당당치킨을 배제하고서도 치킨 가격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치킨은 서민이 즐겨 찾는 음식인 만큼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치킨 가격 논란은 불매운동까지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치킨업계의 고민도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소비자 정서를 헤아리는 가격 정책 고민을 깊이 해야 할 때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