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타버스 시장이 네이버 제페토가 선도하고 SK텔레콤 이프랜드가 추적하는 가운데 카카오가 참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3파전 양상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최근 커뮤니티 서비스로 진화를 선언한 카카오톡의 내용을 담은 '카카오 유니버스'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컬러버스'에 대한 내용을 처음 공개했다.
'컬러버스'는 카카오의 계열사 넵튠이 지난해 투자한 동명의 자회사가 개발한 메타버스 공간이다. '컬러버스'는 3D 가상공간 기술을 활용한 오픈형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모바일과 온라인 생태계를 넘나들며 누구나 쉽게 들어오고, 즐기고, 만드는 공간이다.
카카오는 '컬러버스'의 출시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올 연말이나 내년에는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궁훈 대표는 "연말쯤 새로운 기능이 큰 변화를 맞이하는 시작점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시장의 후발주자인 카카오는 기존 제페토나 이프랜드와 컬러버스가 갖는 차별점에 대해 '더 오픈된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고 표현했다. 정욱 넵튠 대표는 "'컬러버스'는 외부의 3D 에셋을 끌어와서 쓰거나 오픈 API를 통해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는 게 가능하다"며 "또 앱 설치 없이 웹 스트리밍 기술로 바로 3D 공간에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뮤니티 공간을 같이 꾸미고 제작하면서 경제활동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네이버 제페토나 SK텔레콤 이프랜드와 마찬가지로 컬러버스 공간 내에 입점할 기업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욱 대표는 "당장 입점을 추진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사용자 3억명을 넘어서며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중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네이버 제페토는 글로벌 사업에 더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제페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북미법인 네이버제트USA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홍콩에 네이버제트리미티드를 세웠다. 또 중국에도 네이버제트 관련 법인이 3개 세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네이버제트는 1분기에 메타버스 기술기업과 콘텐츠 기업 등 11곳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콘텐츠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사용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5년 안에 제페토의 글로벌 사용자 10억명, 매출 1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에 새로운 기능을 올해 안에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에 추가되는 기능은 △게이미피케이션 도입과 커뮤니티 기능 강화 △사용자가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아바타·랜드(공간) 제작 플랫폼 제공 △블록체인 기반 경제시스템 도입 등이다.
또 제페토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진출에도 시동을 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8일 독일의 도이치텔레콤과 함께 '유럽판 이프랜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독일에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각 지역에 마켓 테스트를 진행한다.
SK텔레콤은 이번 유럽 진출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세계 80개국에 이프랜드를 진출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편 KT와 LG유플러스도 최근 업무용 메타버스 서비스 진출을 선언했다. 또 네이버는 지난해 말 업무용 메타버스인 '아크버스'를 선보였다. '아크버스'는 'AI·로봇·클라우드·디지털트윈 유니버스'를 의미하며 현재 네이버 신사옥 '1784'에서 관련 기술을 실험하고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