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업계에 'ESG 경영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21년이 마무리돼가는 가운데 게임사들이 연달아 기부를 통한 사회 공헌에 나섰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재무와 무관하나 기업의 장기적 성과에 영향을 주는 분야들을 통칭하는 용어다. 2000년대 초반에 처음 개념이 정립됐으며 해외에선 2016년부터 투자, 경영에 있어 ESG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게임사 중 ESG를 가장 먼저 도입한 업체는 '큰형님' 엔씨소프트(NC)로, 지난 3월 ESG 위원회를 설립했다. 지난해 누적 기부금 191억 원으로 국내 게임사 중 1위에 오른 NC는 올 연말 해외로 눈길을 돌려 북미 개발 스튜디오 아레나넷을 앞세워 소아 환자 후원 프로젝트 '엑스트라 2021'에 참여했다.
펄어비스와 컴투스는 지난 6월, 7월 연달아 ESG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이용자 참여 기부 상품 '따뜻한 스웨터'를 지난 22일 론칭했으며, 컴투스는 자사 대표작 '컴투스 프로야구' 이용자들과 함께 유소년 야구 지원금을 모금, 24일 양준혁 야구재단에 동계 훈련 장비를 전달했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유네스코에 기부금 1억 원을 전달한 데 이어 지스타 2021 기자 간담회서 "ESG 전담 조직을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연달아 지난 29일 자회사 위메이드맥스를 통해 올해 사내 카페 수익금을 저소득층 아동 복지 기관 '위스타트'에 후원했다.
넷마블은 지난 28일 ESG 경영위원회 설립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문화재단을 통한 교육 기부 활동 분야 성과를 인정받아 교육부 선정 '대한민국 교육기부 대상' 목록에 오른 넷마블은 올 초 '지타워' 준공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지난 13일 구로·금천·관악구 등 주변에 쌀 2200포를 기부했다.
NC, 넷마블과 더불어 '3N'으로 분류되는 넥슨 또한 이달 들어 양궁 금메달리스트 김제덕 선수와 콜라보한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판매 성금을 유소년 양궁선수 육성을 위해 기부한 데 이어 사내 기부 프로젝트 '더블유 위크'을 론칭하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운영 기금 3억 원을 지원했다.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3N과 대등한 반열에 오른 '2K'로 불리고 있다. 두 업체 역시 각각 성남시 청소년재단과 함께한 '몰래 산타 대작전' 이벤트,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가 포함된 '배틀그라운드' 이벤트 '홈런 말고 치킨' 등을 개최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운영 중인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한국 챔피언 '아리'의 이름으로 문화재청에 8억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이용자, 인플루언서가 함께하는 'LOL 도네이션 컵' 이벤트로 모인 후원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에 전달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사 대표 MMORPG '로스트아크' 이용자들과 9월부터 기부 이벤트를 진행해온 데 이어 지난 6일 송파구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노트북, 교육용 IT 기기 등을 후원했다고 발표했다. 한빛소프트는 자사 대표작 '오디션' 이용자를 대상으로 기부금 모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게임계 유관기관들 역시 ESG 활동에 힘쓰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오지큐·와디즈·아비즈 등 3개 플랫폼사와 ESG 업무 협약을 맺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임직원이 함께 해변 쓰레기를 수거하고 기부금을 전달하는 '우리함께 플로깅, 싹쓸이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