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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사냥'은 가라!…국산 모바일 게임계 '수동 조작' 바람

라인게임즈·넥슨, 신작 RPG 핵심 기능 '수동 전투'
모바일 게임 톱20 중 14개가 '자동 사냥', '방치형'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1-12-22 04:30

라인게임즈 '언디셈버'(위)와 넥슨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라인게임즈 '언디셈버'(위)와 넥슨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사진=각 사
자동 전투 중심 MMORPG와 방치형 게임이 대세인 한국 모바일 게임계에 국산 신작이 연달아 '탈 자동 사냥'을 선언하는 등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13일 공개 시사회를 통해 PC·모바일 멀티플랫폼 액션 RPG '언디셈버' 출시일을 다음달 13일로 확정지었다. 개발사 니즈게임즈의 구인영 대표는 당시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지만, '자동 사냥' 기능을 게임에서 배제할 것"이라며고 말했다.

넥슨 역시 지난달 자사 대표 IP '던전 앤 파이터(던파)'를 기반으로 한 액션 RPG '던파 모바일' 사전 예약을 개시하며 '수동 전투'에 개발력을 집중했다고 발표했다. 던전 공략, 이용자 간 대전(PvP) 모두 수동 전투가 기반이 되며, 내년 1분기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크래프톤 역시 올 하반기 실시간 전략 게임 '캐슬크래프트: 월드 워', 1인칭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등 자동 사냥과 무관한 장르 게임을 연달아 출시했으며, 카카오게임즈가 9월에 출시한 '프렌즈 샷: 누구나 골프' 역시 자동 플레이 기능 등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11월 국내 모바일 게임 3대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 통합 매출 순위. 사진=모바일인덱스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11월 국내 모바일 게임 3대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 통합 매출 순위. 사진=모바일인덱스

'자동 사냥'은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핵심 기능으로 꼽히고 있다. 어플리케이션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톱20에 오른 국산 게임 13개 중 '리니지' 3종, '블레이드 앤 소울' 2종,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9개 게임이 자동 사냥 기능이 포함된 MMORPG다.

아울러 '블루 아카이브', '에픽 세븐'은 수동 조작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수집형 RPG이며, 외국산 게임 중 '히어로즈 테일즈', '기적의 검', '심포니 오브 에픽' 등 RPG는 물론 '삼국지 전략판', '라이즈 오브 킹덤즈' 등 전략 게임들도 '방치형 게임'으로 꼽힌다.

'피파 온라인 4M'을 플레이 해본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 사냥과 흡사한 콘텐츠인 '감독 모드'를 중점적으로 플레이하는 인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11월 매출 톱 20 중 수동 조작이 주요 콘텐츠인 게임은 '로블록스'와 미호요 '원신', 국산 게임 중에선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이 유일한 셈이다.

모바일 게임에서 자동 사냥이 핵심 기능이 된 이유로는 콘솔용 패드나 키보드·마우스에 비해 게임 조작 기기로서 스마트폰이 가진 한계점,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직장인 계층이 수동 조작 게임을 즐길 여유가 없다는 점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히어로즈 테일즈' 게임 내 화면. 사진=유튜브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히어로즈 테일즈' 게임 내 화면. 사진=유튜브 캡처
게임업계 관계자는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온라인 자동 전투 게임들은 대부분 다른 이용자와 경쟁하기 위해 과금을 유도하는 형태로 자리잡았고, 이용자층도 이에 익숙해져 있다"며 "진입 장벽은 낮아보이지만, 그 이상의 보이지 않는 '돈의 장벽'이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수동 전투 게임은 대체로 과금력이 낮은 게이머들이 선호해 사업 모델(BM)면에서 오히려 자동 사냥 게임보다 불리하다"며 "자동 전투 게임보다 더 많은 이용자층이 필요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모바일인덱스 11월 톱20에 오른 게임 중 17일 기준 일일 이용자 10만 명 수준인 '리니지W'나 '오딘'을 제외한 대부분의 MMORPG나 방치형 게임의 일일 이용자는 수만 명대에 그쳤다.

반면 '쿠키런: 킹덤' 일일 이용자는 58만 명에 이르렀으며 '로블록스'는 31만 명, '피파 온라인 4 M'은 19만 명 대로 집계됐고 신규 콘텐츠 뽑기를 중심으로 한 BM을 확고히 다진 '원신'은 9만 명대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확실히 지갑을 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게임성이나 IP 파워,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중성과 소통 능력 등을 갖춰야만 자동 사냥 중심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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