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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ESG 경영, 기부·행사보다 중요한 건 '소통'

NC 필두로 시동 건 ESG 경영, 3N 외엔 '지지부진'
"3N 성과도 'CSR' 중시 되던 시절과 다를 것 없다"
이용자 소통부터 시작해 여러 분야서 공감대 쌓아야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1-10-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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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
엔씨소프트(NC)가 3월 초 'ESG 위원회'를 설립한 이래 한국 게임계에도 ESG 바람이 불었다. 게임업체들은 앞다퉈 ESG 조직 신설하고, 사회공헌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이미지 개선'에 힘쓰고 있다.

게임계 '큰형님' 3N은 이미 조직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NC는 물론 넷마블, 넥슨은 각각 2017년, 2018년에 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중 넷마블은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 조직을 준비 중이다.

중견기업 게임빌·컴투스, 펄어비스도 각각 ESG플러스위원회와 ESG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스마일게이트와 네오위즈 도 각각 '희망스튜디오', '희망나무재단' 등을 통해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중요시되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국내 게임사들 입장에서 ESG 경영을 도입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재무와 무관하나 기업의 장기적 성과에 영향을 주는 분야들을 통칭하는 말로,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지속 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엔씨소프트 문화재단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엔씨소프트 문화재단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유튜브

국내 게임계의 ESG 경영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상장사들의 ESG 경영 성과를 7개 등급(AA, A, BB, B, C, D, E)으로 분류하는 ESG 데이터 분석업체 '서스틴베스트'의 올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A 등급을 받은 NC를 제외한 국내 게임사들은 모두 B 이하 등급을 받았다.

서스틴베스트는 IT 업체에 한해 환경 분야보다 지배구조 분야에 가중치를 둬서 평가한다. 국내업체 중 NHN, 더블유게임즈, 웹젠, 펄어비스 등은 서스틴베스트 상반기 보고서 지배구조 부문에서 '과소 배당 기업'으로 지정됐으며, 이중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펄어비스를 제외한 세 업체는 올 상반기 게임사 영업이익 톱10에 들어간다.

브랜드가치 평가 회사 '브랜드스탁'가 발표하는 분기별 국내 100대 브랜드 순위에 따르면, 꾸준히 50위~6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넷마블과 지난 1분기 99위에 오른 넥슨을 제외한 어떤 기업도 지난해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순위에 들지 못했다.

지지부진한 게임계 ESG 경영에 대해 게임업계 내부에서도 비관적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3N 등 대형 업체들이 보인 성과조차 2000년대 초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담론이 나오던 시절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의 사회 공헌 활동 대부분이 단발성 기부, 행사 등에 머무르고 있기에 나오는 당연한 지적"이라며 "ESG 경영은 다방면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는 것이고 사회 공헌은 그 중 일부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넷마블 문화재단에서 2019년 진행한 '넷마블 게임콘서트' 전경. 사진=넷마블이미지 확대보기
넷마블 문화재단에서 2019년 진행한 '넷마블 게임콘서트' 전경. 사진=넷마블

위정현 게임학회장은 "ESG 경영의 핵심은 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회사 외부와 소통하며 공감대를 끌어내는 것"이라며 "국내 게임계는 다양한 분야의 소통은 커녕 게임 이용자들과의 소통조차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위 학회장은 "상당수 게임사들은 사이에 오랜 세월 이용자를 돈을 쥐어짤 도구로만 보는 '매출지상주의'에 빠져있다"며 "자기 업체의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기업이 환경, 사회와 소통을 시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사들의 ESG 활동이 모두 단발성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컴투스와 스마일게이트 등은 올 하반기 들어 게임 이용자들과 함께하는 기부 캠페인을 연달아 진행 중이다.

지배구조 분야에서도 넥슨이 지주사 NXC 대표 자리에 넥슨재단 이사를 겸임한 '사회공헌 전문가' 이재교 전 브랜드홍보본부장을 선임한 데 이어 한빛소프트가 가족 경영 체제를 뒤로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은 "환경, 사회 문제에 관한 이슈를 알리고 기부에 동참하는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는 등 게임사들만이 할 수 있는 ESG 활동은 분명히 있다"며 "게임은 이용자들에게 메세지를 전하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게임사들도 이용자부터 시작해 기업 관계자, 사회, 환경까지 소통의 범위를 넓혀가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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