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우유제품의 가격을 오는 10월 1일부터 5.4% 인상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서울우유협동조합 측에 따르면 원유(우유 원재료) 가격은 지난해 21원이 인상돼야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상황을 고려해 1년 유예됐다. 인상분 21원은 올해 8월 1일부로 반영돼 현재 1리터 당 원유 가격은 947원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에 시행되는 것으로 그간 누적된 부자재 가격, 물류 비용, 고품질의 우유 공급을 위한 생산비용 증가 등으로 불가피하게 결정됐다.
서울우유의 흰 우유 1리터 기준 제품 가격이 5.4% 상승하면서 대형마트 기준 2500원 중반이었던 우유 가격이 2700원 전후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흰 우유 소비량은 2003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27㎏이던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019년 26.7㎏, 2020년 26.3㎏으로 줄었다. 소비(수요)가 줄면 가격은 내려야 하지만 생산 비용이 매년 오르면서 원유 가격은 치솟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국내 원유 가격은 1㎏당 1051원인 반면 미국은 477원, 유럽은 456원으로 집계됐다. 한국 우유가 2배 이상 비싼 셈이다. 또 지난 20년간(2001~2020년) 국산 원유 가격은 72%가 올랐다. 같은 기간 일본은 34%, 유럽은 20%, 미국은 12% 원유 가격을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흰 우유의 경우 마진이 거의 없어 원재료 가격 인상은 제품 가격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유가격은 생산비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생산비 연동제'로 결정하는데 지난 20년 간 우유생산비는 사료가격과 인건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91.3% 상승했다.
우유생산비 상승이 한국 우유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업계와 전문가들의 우려에 정부는 올해 말까지 원유가격 결정체계 개편 등 낙농산업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측은 우유 가격 인상에 대해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인상된 원유가격으로 경영 압박이 커졌다”면서 “어려운 경제여건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