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인도네시아로 금융영토를 확장했다. 미국, 홍콩, 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 해외 법인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인도네시아의 10위 증권사인 발부리증권과 최근 인수 계약을 마쳤다. 인수가는 유상증자를 포함한 500억 원가량이다.
KB증권의 이번 해외 진출은 지난해부터 활기를 띈 동남아시아 주식 시장의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급등락하면서 인도네시아도 국내와 같이 개인투자자가 크게 증가했다.
이미 진출한 베트남 역시 개인투자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주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만큼 향후 KB증권이 동남아시아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KB증권은 자본 투자를 추가해 인도네시아에서 인수하는 발부리증권을 현지 상위 5위 증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사업영역도 브로커리지 업무를 포함해 현지 벤처기업 투자, 인수·합병(M&A) 주선, 채권 발행(DCM) 등으로 차츰 확장할 방침이다.
KB증권은 앞서 지난 1996년 3월 처음 해외에 진출했다.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홍콩, 중국 상해까지 3년 만에 3개의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1997년 6월에 설립한 홍콩법인의 경우 주관사 지위를 획득해 채권을 발행하는 등 투자은행(IB) 영역도 확대 중이다. 홍콩법인의 주요 업무에는 주식영업을 비롯해 해외펀드 소싱, 채권 운용, 부동산금융, 대체투자금융 등이 있다.
홍콩법인 이후 한동안 해외 법인을 추가로 설립하지 않았던 KB증권은 지난 2008년 6월 베트남에서 다시 해외 금융영토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베트남법인은 증권 중개·매매를 비롯해 증권 인수, 투자자문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현재 인도네시아 현지 10위권 증권사와 인수 계약을 마치고 현지 감독 당국의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인수한 증권사를 인도네시아 TOP5 증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