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서울 성수동의 이마트 본사 건물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7일 이마트는 '글로벌이코노믹'에 “성수동 본사 건물을 수년 전부터 진행해온 부동산 자산 유동화 대상으로 논의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매각을 검토하는 것이며, 확정된 건 없다. 일부 언론 매체가 보도한 것과 달리 자문사 선정도 안 됐다”고 밝혔다.
부동산 자산 유동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창사 이후 첫 조 단위 거래인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기점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마트는 지난 6월 3조 4404억 원가량을 투입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향후 4년간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를 확충할 예정이며, 국내 보톡스 1위 기업 ‘휴젤’과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미국 본사 지분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어 자금 확보가 시급하다.
이마트는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 소식을 알리면서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디지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 같은 신사업의 ‘실탄’으로 오프라인 자산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회사 관계자는 덧붙였다.
또 이번 결정에는 ‘부동산을 깔고 있지 말고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마트는 그간 자산 유동화를 위해 건물을 매각한 뒤 장기 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을 계속해 왔다. 2017년 하남점 부지와 평택 소사벌 부지, 이마트 부평점을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강서구 마곡동 용지를 매각한 데 이어 올해에는 가양점을 팔아 자금을 확보했다.
기업들의 자산 유동화는 2010년대부터 본격화됐다. 삼성, SK그룹 등은 일찌감치 본사 건물을 매각해 자산 효율을 높이고 있다. 신세계그룹, 롯데쇼핑 등 유통 기업들은 탈부동산의 마지막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최근엔 호텔&리조트 업체들도 자산 유동화를 활발히 꾀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올해 초 전남 여수 벨메르호텔을 매각한 후 임차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편 매각 논의 대상인 이마트 본사 건물은 연면적 9만 9000㎡ 규모로, 이마트 사옥과 성수점 매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마트의 올해 3월 말 기준 자산총액은 23조 원 규모다. 이 중 유형 자산‧투자 부동산은 11조 6000억 원에 이른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